레바논, 항구 내 인화성 물질 발화 추정
2주 비상사태 선포… 한국인 피해 없어
핵폭탄 터진 듯 ‘검은 연기’
4일 저녁(현지시간) 초대형 폭발 참사가 발생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처참히 무너진 건물 잔해 위로 검은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헬기가 물을 뿌리며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현재 사망자는 100명, 부상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고 레바논 적신월사가 발표했다.
베이루트 AFP 연합뉴스
베이루트 AFP 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베이루트 중심가 인근 항구에서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을 일으킨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다. 시가지 건물들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항구 주변 상공에는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와 같은 거대한 버섯구름이 형성됐다. 폭발의 충격으로 10㎞ 떨어진 빌딩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사에 해당)에 따르면 5일 현재까지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4000여명에 이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정확한 폭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장기간 적재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일단 내놨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사고 관련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하는 한편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5일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8-0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