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바다에 캡슐 ‘첨벙’, 45년 만에 미국의 힘만으로 우주 왕복 마침표

바다에 캡슐 ‘첨벙’, 45년 만에 미국의 힘만으로 우주 왕복 마침표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03 07:53
업데이트 2020-08-03 09: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로버트 벤켄(왼쪽)과 더그 헐리 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3일(한국시간)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지구에 돌아온 뒤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 조종석에 앉아 엄지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로버트 벤켄(왼쪽)과 더그 헐리 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3일(한국시간)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지구에 돌아온 뒤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 조종석에 앉아 엄지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3일(한국시간) 바닷물에 첨벙 빠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두 달여 만에 지구로 돌아온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이 회수 선박에 끌어올려진 뒤 해치가 열려 더그 헐리가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 NASA TV 화면 캡처 AP 연합뉴스
3일(한국시간) 바닷물에 첨벙 빠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두 달여 만에 지구로 돌아온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이 회수 선박에 끌어올려진 뒤 해치가 열려 더그 헐리가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
NASA TV 화면 캡처 AP 연합뉴스
“진정 우리의 영예이자 특전이다.”

두 달여 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르다 전날 ISS에의 도킹을 풀고 지구로 향한 지 19시간 뒤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남쪽 바다에 첨벙 빠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우주 왕복 여정의 마침표를 찍은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의 첫 소감이다.

45년 만에 미국 우주인이 육지가 아닌 바다를 통해 귀환한 순간이었다. 첫 민간 유인우주선이 ISS 왕복에 성공한 순간이었으며 미국이 자국의 힘만으로 우주를 다녀온 감격을 맛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X 상황실은 “스페이스X와 NASA를 대신해 우리 지국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스페이스X를 날게 해줘 고맙다”고 답신했다.

지난 5월 크루 드래건의 발사 장면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까지 가 직접 지켜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곧바로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SA 우주비행사들이 성공적인 두 달 임무 끝에 지구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모두 감사한다”며 “45년 만에 첫 스플래시다운을 완료했다. 매우 흥미진진하다”라고 적었다.

3일 오전 3시 48분(이하 한국시간) 헐리와 로버트 벤켄(49)이 타고 있던 캡슐은 상공에서 속도를 줄이며 하강하다 보조 낙하산 둘을 펼쳤다. 곧이어 4개의 메인 낙하산을 펼쳐 시속 25㎞ 미만까지 속도를 줄인 뒤 1분여를 더 내려와 착수(着水)에 성공했다. 흰 물살이 튀어 오르자 모니터로 이를 지켜보던 NASA와 스페이스X 상황실에서도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두 달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르던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 캡슐이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남쪽 바다에 메인 낙하산 4개를 펼친 채 물에 들어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안착하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두 달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르던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 캡슐이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남쪽 바다에 메인 낙하산 4개를 펼친 채 물에 들어가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안착하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두 우주인은 지난 5월 31일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 후 62일 동안 ISS에서 머무르며 여러 연구 임무를 수행한 후 돌아왔다. 귀환에만 19시간이 걸렸다. 전날 오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 430㎞ 지점에서 ISS를 출발했다. 시속 2만 8000㎞로 대기권에 진입한 후 착수 시점엔 24㎞로 속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마찰열로 인해 캡슐 외부 온도는 최고 1900도까지 올라갔다. 내부의 우주인들은 지구 중력의 최고 4∼5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귀환한 헐리와 벤켄은 곧바로 배 위로 옮겨진 캡슐 안에서 한 시간여를 더 기다리다 기술자들이 캡슐의 해치를 열자 마침내 바깥으로 나왔다. 두 달여 만에 지구 공기를 맛본 이들은 엄지를 번쩍 들어 보였다.

과거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등의 우주선이 바다를 통해 돌아온 바 있다. 우주경쟁이 치열하던 시기 이후로 볼 수 없던 착수 장면인 만큼 AP통신은 ‘복고풍의 스플래시다운’이라고 표현했다. 크루 드래건 캡슐이 무사 귀환함으로써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민간 유인 우주여행의 새 장을 열며 또 한 발 앞서가게 됐다.

스페이스X 상황실에서 귀환 과정을 모니터하며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하던 머스크도 착수 이후 “드래건은 물 위에서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6주 동안 크루 드래건을 보수해 다음달 말 곧바로 4명의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낼 예정인데 벤켄의 부인이자 NASA 우주비행사인 메건 맥아더가 포함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이날 귀환 현장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트럼프 지지 깃발을 꽂은 소형 보트를 타고 유인 캡슐 근처에 다가와 배회한 것이다. NASA TV 제공 AP 연합뉴스
이날 귀환 현장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트럼프 지지 깃발을 꽂은 소형 보트를 타고 유인 캡슐 근처에 다가와 배회한 것이다.
NASA TV 제공 AP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