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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경제 블로그] 앱 수수료 30%로 올린 구글, 사악하지 말자던 초심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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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8-03 09:53 IT·인터넷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미국 캘리포니아 구글 사옥 전경. AP통신

▲ 미국 캘리포니아 구글 사옥 전경. AP통신

잘나가는 플랫폼이 ‘슈퍼 갑(甲)’인 시대입니다. 시장 생태계를 지배하는 플랫폼의 정책 변화 하나가 우리 삶에 꽤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격 정책은 예민한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수수료를 염가로 책정해 손님을 모으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익숙해졌을 때쯤 슬쩍 가격을 올리는 일이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시장의 거센 반발에 철회했는데 이번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인 구글이 자사 ‘앱장터’의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나서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앞으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결제할 때 지불하는 비용에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합니다. 게임 앱에만 수수료 30%를 내도록 했던 것을 앞으론 다른 앱에도 일률 적용하겠단 것입니다. 게임이 아닌 앱들은 보통 10%의 수수료를 챙겼는데 순식간에 20% 포인트가 오르게 됩니다. 애플도 이미 앱 구분 없이 30%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결정에 국내 모바일 산업계는 술렁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판매 1·3위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하고 있어서 구글 점유율이 유독 높기 때문입니다. ‘2019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국내 앱마켓에서 5조 9996억원의 매출을 거둬 63.4%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 24.4%(2조 3086억원)나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의 11.2%(1조 561억원)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입니다. 수수료가 늘어나니 앱 서비스 업체들은 당장 10~20%가량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IT공룡, 사상 첫 청문회 ‘원격 출석’  제프 베이조스(가운데 화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 청문회에 원격으로 출석해 원가 후려치기, 스타트업 갈취 등 독점적 지위 남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베이조스가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열린 청문회에는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 ‘빅4’ CEO들이 의회 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모두 출석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 IT공룡, 사상 첫 청문회 ‘원격 출석’
제프 베이조스(가운데 화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 청문회에 원격으로 출석해 원가 후려치기, 스타트업 갈취 등 독점적 지위 남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베이조스가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열린 청문회에는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 ‘빅4’ CEO들이 의회 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모두 출석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구글의 기습적 수수료 인상에 대해 정부는 법률 위반 사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지만 뾰족한 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구글이 애플도 이미 수수료를 30% 받는다고 버티면 ‘슈퍼 갑’을 당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수수료가 낮은 토종 앱스토어의 경쟁력을 기르는 방법이 최선일 듯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자니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독과점 행위는 없다고 적극 항변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미국에서도 독과점 의혹에 꿋꿋이 맞서는 구글이 국내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들어오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구글의 사업 초기 모토가 ‘사악해지지 말자’였는데 요즘은 이런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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