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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습 폭행’ 이명희 1심 집유…法 “피해자 모두와 합의”

‘직원 상습 폭행’ 이명희 1심 집유…法 “피해자 모두와 합의”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0-07-14 16:17
업데이트 2020-07-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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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혐의 제외 모두 유죄
“혐의 다툼 없고 책임 인정”
“만 71세 나이, 환경 등 고려”
불법고용, 밀수도 모두 집행유예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받은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7.14. 연합뉴스.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받은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7.14. 연합뉴스.
직원들에게 갖은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71)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면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자 모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 권성수)는 14일 상습 특수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 여러 부분을 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라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법정 가운데 선 채 선고를 듣던 이씨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경비원에게 전지가위(조경용 가위)를 던지고,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추가 피해자가 나오면서 최종적으로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상습적 폭행과 폭언으로 피해자들이 느낀 심리적 자괴감이 상당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의 부당한 폭력 행위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계획적이거나 특정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으며 동종 전과가 없는 점도 유리한 정상”이라면서 “만 71세라는 나이와 환경, 가족 관계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주문을 들은 뒤 이씨는 관계자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취재진들이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재판 결과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폭언·폭행 사실 모두 인정하십니까” 등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이씨를 묵묵부답으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한 뒤 법원을 떠났다.

이씨는 앞서 이 사건과 별개로 두 개의 사건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한항공 여객기로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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