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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단독] 빗썸 ‘상장피’ 수십억 조세피난처 흘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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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7-08 09:55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버진아일랜드 투자법인 N사 의혹

작년 2월 25일 현지 신규법인으로 등록
코인업체 “요구대로 N사에 100만弗 송금”
법조계 “업무상 배임·조세포탈 등 소지”
빗썸 측 “상장피 안 받아… N사도 몰라”
국내 상장수수료 수익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의문의 투자법인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서울 강남구 본사에 7일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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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수수료 수익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의문의 투자법인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서울 강남구 본사에 7일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국내 상장수수료 수익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법인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재단’(코인 발행업체)들이 상장 대가로 지급해 온 ‘상장피’(상장수수료·Listing fee)가 암호화폐로 환전돼 빗썸코리아 계좌가 아닌 지난해 2월 BVI에 설립된 한 투자법인의 전자지갑 주소로 송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비자금 조성 목적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거래소 운영사인 빗썸코리아는 공식적으로 상장피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마케팅 비용과 예치비 명목으로 거액의 돈과 신규 코인 물량 일부도 챙겨 왔다. BVI 법인등기소에서 입수한 투자법인 N사 설립증과 등기신청서에는 2019년 2월 25일 현지 대행업체를 통해 신규 법인으로 등기된 것으로 나와 있다. 빗썸이 2018년 1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시점이다. BVI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세제 혜택뿐 아니라 외국환 거래, 법인 설립 등의 규제가 크지 않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돼 탈세나 자금세탁에 용이하다.

복수의 발행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코인을 상장하면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USDT’(미국 달러와 1대1로 교환되는 스테이블 코인)를 N사의 전자지갑 주소로 전송했다. 한 발행업체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만 달러(약 12억원)어치의 USDT를 (그쪽에서) 알려 준 지갑 주소로 보내라고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도 200만 달러어치의 USDT를 N사의 지갑 주소로 보냈다고 밝혔다. N사는 빗썸 관계사로 등재돼 있지 않다.

빗썸은 국내 거래소이지만 코인의 상장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싱가포르 법인인 BTHMB가 행사했다. 빗썸코리아의 모회사인 빗썸홀딩스와 BTHMB의 최대 주주는 이정훈(44)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다. 경찰은 이 의장에 대한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의 수사<서울신문 6월 22일자 1면>를 최근 관할서에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발행업체들은 상장 계약과 관련해 빗썸 측과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해 누설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 부담 의무가 있다고 했다. 해외 조세피난처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이유로 분석된다. 이수원 ‘위’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세워 국내 수익을 빼돌린 행위는 업무상 배임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세포탈 등 중대 범죄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빗썸 측은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투자법인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 “상장피도 받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해외 법인인 BTHMB가 상장 추천을 해 왔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상장 절차를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0-07-08 1면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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