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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총장 사퇴 없고, 특임검사 재고 요청”…9시간 검사장 회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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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7-03 21:06 법원·검찰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검사장들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은 법 위반”
장관에게 특임검사 임명 재고 요청 건의
윤석열 총장 입장은 6일 이후에나 나올 전망

“총장 사퇴는 절대 안 된다. 수사자문단 중단은 따르되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은 법 위반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 장관에게 재고를 요청해 달라.”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9시간가량 진행된 전국 검사장 회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게 수렴된다. 헌정 사상 두 번째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라 대책 마련을 위해 소집된 이 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총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법을 위반하는 지시까지 따라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불켜진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 등을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를 통해 논의한 3일 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불이 켜져 있다. 2020.7.3 연합뉴스

▲ 불켜진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 등을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를 통해 논의한 3일 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불이 켜져 있다. 2020.7.3 연합뉴스

앞서 추미애(62·14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의 ‘측근 감싸기’ 논란에 이어 검찰 조직 내 2인자인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공개 항명’으로 번진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소집한 전문수사자문단은 중단하고, 총장은 수사팀의 수사 결과만을 보고받으라”라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 유착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를 겨냥한 협박성 취재(강요미수 혐의)를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인 이번 수사에서 윤 총장이 개입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수사팀과 이 검사장의 입장이다.

“윤석열은 달라, 사퇴는 절대 없다”

법무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는 검찰청법 8조에 따른 것으로, 해당 조항은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명시한 것이기는 하지만, ‘지휘·감독’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수사기관의 독립성 보장 등을 위해 사실상 규정으로만 존재해왔다.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에서 “강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며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이에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 장관의 지시를 따른 뒤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사퇴했다.

이런 배경 탓에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역시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압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이 15년 만에 수사지휘권 카드를 꺼내 들자 당장 이날 예정됐던 검언유착 의혹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심의를 취소하고, 대신 전국의 고검장과 지검장들을 대검으로 불러 각 검사장들의 의견을 들었다.
검사장 회의, 대검찰청 들어가는 차량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에 돌입한 3일 취재진이 서울 대검찰청 주차장 입구에서 지검장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용차를 취재하고 있다. 2020.7.3 연합뉴스

▲ 검사장 회의, 대검찰청 들어가는 차량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에 돌입한 3일 취재진이 서울 대검찰청 주차장 입구에서 지검장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용차를 취재하고 있다. 2020.7.3 연합뉴스

회의는 오전 10시 고검장 회의를 시작으로 오후 2시 서울 및 수도권 지검장 회의, 오후 4시 수도권 외 지방 검사장 회의 등 3차례 열렸고 오후 6시 50분쯤 끝났다. 윤 총장은 오전에 열린 고검장 회의는 자리를 지키며 의견을 직접 들었지만, 오후 두 차례 지검장 회의는 “기탄없는 의견을 바란다”라는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무겁고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라면서 “총장은 의견을 듣는 입장이었고, 오후 검사장 회의 내용은 아직 총장에게도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은 지시 자체가 법 위반”

회의에 참석한 한 검사장은 “격론이나 이견의 거의 없었고, 비교적 차분하게 저마다의 의견을 밝히는 시간이었다”라면서 “일단 장관의 지시는 크게 수사자문단 중단과 이번 수사에서 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중단됐으니 별문제는 없지만 두 번째 지시는 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따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검찰청법 12조는 검찰사무를 총괄하고 검찰청 공무원 지휘·감독자를 검찰총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장관이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더라도 법으로 명시한 총장의 권한인 수사지휘권까지 박탈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는 게 검찰 측의 주된 반응이다.

또 다른 검사장은 “이번 일로 총장이 물러나는 것은 검찰 조직의 문제를 떠나 법치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면서 “전문수사자문단 중단은 따르더라도, 총장 배제 지시는 그 대안으로 특임검사 임명을 장관에게 재고 요청하자는 의견도 나왔다”라고 전했다.
퇴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 등을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를 통해 논의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차량에 탑승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7.3 연합뉴스

▲ 퇴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대응안 등을 전국 검사장들과 릴레이 회의를 통해 논의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차량에 탑승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7.3 연합뉴스

법무부는 고검장 회의가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며 장관 지시 이행을 거듭 촉구했 다. 그럼에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장관 지시를 따르는 방안은 결국 독립적인 특임검사 임명이라는 게 검사장들의 중론이다.

대검은 이날 나온 의견을 취합해 늦어도 6일까지는 윤 총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윤 총장의 최종 입장은 그 이후 나올 전망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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