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개원 방침 속 정의당 등과 공조 계획

의장 뽑은 뒤 상임위 배분 野와 협의 관측
통합당 의총 본회의 참석 여부 결론 못 내
“법사위 못 줘…민주 일방적 행태에 분노”
3차 추경안 등 처리 놓고 물밑 협상할 듯　“하늘이 두 쪽 나도 내일(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4일 21대 국회 의장단을 선출하는 첫 본회의를 법정 기한인 5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미래통합당에선 ‘결사항쟁’까지 거론하며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21대 국회 시작부터 협치가 물 건너갈 것인지, 양당이 돌파구를 찾아 막판 극적 합의를 이뤄 낼 것인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과거 관행이란 이유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했고 협치라는 이름으로 법이 무시됐다. 국민들께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국회의 근본부터 바꾸라고 명령하고 있다”면서 “야당이 총선 민심을 존중한다면 지금이라도 일하는 국회에 동참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이번만큼은 ‘정시 개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민주당은 통합당이 끝까지 본회의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1야당인 통합당을 제외한 채 정의당, 열린민주당과 함께 본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통합당 불참 시 상임위원장 선출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이는 통합당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5일 본회의는 민주당 몫의 국회의장과 부의장만 선출하면 되므로 그대로 진행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은 통합당과 협의해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통합당은 상임위원장 몫을 일부라도 챙기려면 민주당과 협력해야 하고, 민주당 역시 ‘여당 독주’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한발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참석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본회의 참석 여부와는 별개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는 절대 내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일방적 행태에 분노하며 협치를 결사항전을 불사하겠다는 게 중론이었다”면서도 “지도부가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방침을 정하는 대로 함께하겠단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 제출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을 놓고 물밑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통합당과 협의해 원만한 개원이 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협의에 의한 개원이 되면 질병관리청 승격이라든지 추경에 관해서 적극적 자세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