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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사이 손가락 훅 들어가”… 日 대체 마스크마저 논란

“뺨 사이 손가락 훅 들어가”… 日 대체 마스크마저 논란

김태균 기자
입력 2020-06-02 18:06
업데이트 2020-06-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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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95’ 대란에 中 규격 ‘KN95’ 대체 지급

성능 부실 지적엔 “사용여부 각자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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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마스크 부족이 심각한 전국 의료현장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대체용품을 지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집집마다 천마스크를 2장씩 나눠 주는 이른바 ‘아베노마스크’로 국민적 비판을 받은 데 이은 것으로, 마스크 보급 정책에서 연속으로 헛발질을 하고 있는 셈이다.

2일 일본 민방 MBS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병원 등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사용하는 ‘N95’ 규격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중국 규격을 따르는 ‘KN95’ 마스크를 들여와 대체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심하고 KN95 마스크에 의지했다가는 의료진 감염은 물론이고 의료기관 원내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S는 “KN95 규격은 공사현장 등에서 작업자들의 분진 흡입을 막는 데 주로 쓰이는 마스크”라며 직경 0.3μm의 미세한 입자를 95% 이상 막아 주는 고성능 N95 마스크와는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N95 마스크는 한 번 쓰고 폐기하는 게 원칙이지만, 심각한 부족 때문에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마스크가 해질 때까지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일선에 KN95 마스크 공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가현에 있는 한 병원 의사는 “KN95 마스크는 (밀착력이 너무 떨어져서) 마스크와 뺨 사이로 손가락 1개가 그냥 들어가 버릴 정도”라며 “이 마스크는 사용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MBS에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KN95 마스크를 공급하면서 “이 마스크를 쓸 것인지는 얼굴 밀착도 테스트 등을 거쳐 각 의료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6-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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