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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갈 때 ‘QR코드’ 삑! … “공용 펜 안 만져서 좋은데, 개인정보는 걱정”

들어갈 때 ‘QR코드’ 삑! … “공용 펜 안 만져서 좋은데, 개인정보는 걱정”

이천열 기자
이천열, 이근아,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6-02 16:13
업데이트 2020-06-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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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입명부 시연하는 교인
전자출입명부 시연하는 교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에서 교인들이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설 출입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이날부터 서울, 인천, 대전 3개 지역의 주요 교회, 영화관, 노래방, 음식점 등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2020.6.2 연합뉴스
2일 오전 대전에서 가장 큰 공공도서관인 중구 한밭도서관. 책을 빌리거나 도서 열람을 위해 입장하려면 스마트폰에 개인정보가 담긴 QR 코드를 띄워 직원에게 보여줘야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병 고위험시설에 전자출입명부(Ki-Pass)를 시범 도입하면서 생긴 절차다.

생소한 탓인지 QR 코드보다는 손으로 방문 기록을 남긴 입장객이 더 많았다. 이날 오후 2시 50분 QR 코드로 입장한 시민은 50명에 그쳤으나 종이에 날짜, 이름, 입실시간, 퇴실시간을 펜으로 쓰고 들어간 이는 90명에 이르렀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용객 수는 평소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 도서관 책 대여·반납자는 하루 205명이다.

청년들은 “편해요” … 어르신은 “어렵네”
이날 도서관에서 만난 프리랜서 김서원(54)씨는 “강의 때문에 책을 빌리거나 반납하느라 자주 도서관에 온다. 오늘은 처음이라 확인 절차가 많아 약간 번거로웠지만 다음부터는 편할 거 같다”고 밝혔다. 책을 반납하러 온 대학생 김종인(23)씨는 “무엇보다 펜을 만지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걱정이 없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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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 2020.6.2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 2020.6.2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도서관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익숙한 젊은이들은 QR 코드 방식을 편하게 생각하고 나이 든 분이나, 부모의 인증동의가 필요한 어린이,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한 사람들은 불편해하고 좀 꺼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PC방도 지난 1일 오후부터 QR 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손님 대부분은 수기 명부를 선택했다.

점장 박모(40)씨는 “하루 이용객이 150명 정도인데 오전에 2명만 QR 코드를 찍고 나머지는 두 달 전부터 쓰는 수기 명부에 전화번호와 이름, 증상을 받고 있다”면서 “전자출입명부가 전면 도입되면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가게에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것보다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고객들은 “왜 개인정보를 쓰게 하느냐”고 물어 직원들이 공문을 보여주며 설명해야 했다.

PC방을 찾은 최예린(26)씨는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익숙하지 않아 평소처럼 수기로 썼다”면서 “개인정보 기록이 부담스럽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필요한 조치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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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찍고 도서관 입장
QR코드 찍고 도서관 입장 정부가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지 이튿날인 2일 대전 한밭도서관에서 이용자가 QR코드를 이용해 입장하고 있다. 2020.6.2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성당은 오는 3일 새벽 미사부터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찾은 성당은 시범 도입 준비로 분주했다. 성당 측 관계자는 “8000여명의 신자들에게 미사 참석 전 미리 네이버에 회원가입을 하고, 개인 QR코드를 발급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면서 “대부분 안전을 위한 조치로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0일부터 고위험시설 의무 도입
정부는 앞서 클럽 등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출입명부를 수기로 작성하게 했지만 허위 작성 사례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자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는 10일부터 유흥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PC방, 학원 등 8대 고위험시설은 QR코드 방식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설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신상 정보가 담긴 일회용 QR코드를 발급받아 시설 관리자에게 보여주고, 시설은 QR코드를 스캔해 이용자의 방문기록을 생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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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활용 전자출입명부 시범운영
QR코드 활용 전자출입명부 시범운영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에서 교인들이 전자출입명부 시연을 하고 있다. 2020.6.2 뉴스1
이 기록은 QR코드 발급회사와 공공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에 분산 관리되며 역학조사가 필요할 때만 방역당국이 두 정보를 합쳐 이용자를 식별한다. 수집 정보는 4주 후 파기된다. 정부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서울, 인천, 대전 3개 지역의 17개 시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서울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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