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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아든 G7 초청장… 국제 외교 ‘양날의 검’ 되나

갑자기 날아든 G7 초청장… 국제 외교 ‘양날의 검’ 되나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0-05-31 18:10
업데이트 2020-05-3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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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돌발 초청’ 반중전선 악용 우려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허리케인에 대한 브리핑을 듣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통신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허리케인에 대한 브리핑을 듣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국제 외교에서 한국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이후 세계경제 회복기에 한국이 국제질서 재편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국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국이 G7을 ‘반중국 전선’ 구축에 활용할 경우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 정부에 제안 의도와 구체적 방안을 타진하며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으니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매우 구식의 국가그룹’이라고 규정하며 확대 개편을 시사함에 따라 한국이 초청국이 아닌 회원국으로 참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G10(러시아 제외) 또는 G11 회원국이 된다면 코로나19의 성공적 방역을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국격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한국과 함께 초청을 받은 호주의 정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이메일 논평을 통해 초청을 환영하며 호주와 미국 정부가 초청 관련 사전 접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확대 개편하려 한다고 해도 다른 회원국들의 반발로 무산될 수도 있다. 우선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회의 참여에 부정적이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91년부터 준회원처럼 참여하다 1997년 정식 참여하면서 G7이 G8로 확대됐지만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제외됐다.

 아울러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국의 회원국 참여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초청국이든 회원국이든 회의에 참여할 경우 한중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의제를 ‘중국의 미래’라고 시사함으로써 회의에서 중국 고립 정책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을 희망한 4개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한국과 호주,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회의에서 중국을 비판하거나 견제하는 합의나 공동성명이 나온다면 중국이 G7은 물론 한국 등 참여국까지 싸잡아 비난하며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G7 정상회의에 적극 참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 회복 방안은 물론 미중 갈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G7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경제 회복 문제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문제도 거론될 것”이라며 “미국의 반중국 연대에 부정적인 독일, 호주 등과 연합해 우리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06-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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