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 8~9일 새벽 3시까지 두 버전 공개
거대한 종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막 부화하려는 동물의 알과 같은 막이 놓인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물들었고, 조금씩 심장 박동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막 속 사람 형상의 움직임도 격렬해졌다. 이내 막을 찢고 하나의 ‘피조물’이 바닥에 떨어져나와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했으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외형이다. 이 피조물은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아 일어설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대 위는 10여분간 신체극이 이어진다.영국 국립극장 ‘프랑켄슈타인’. NT라이브 제공
끔찍한 모습으로 등장해 격렬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미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영국 드라마 ‘셜록’과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친숙한 이 배우의 명품 연극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극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튜브에 공개한 ‘NT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다.
작품은 메리 셸리가 188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28일 후’와 ‘트레인스포팅’ 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연극 무대로 옮겨왔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창조한 피조물이 탄생과 동시에 버려지며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국 국립극장 ‘프랑켄슈타인’ 공연 중 열연 중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왼쪽). 유튜브 캡처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물, 땀방울까지 담아낸 NT라이브의 몰입감 높은 영상은 공연장 ‘직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과 감동을 전한다. 2015년 한국 국립극장이 NT라이브를 통해 국내에서 상영했고,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유튜브 자막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