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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급 소비 위축… ‘집콕’에 덜 사고, 덜 놀고, 덜 사먹었다

외환위기급 소비 위축… ‘집콕’에 덜 사고, 덜 놀고, 덜 사먹었다

홍인기 기자
홍인기, 윤연정 기자
입력 2020-04-23 20:46
업데이트 2020-04-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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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22년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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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민간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23일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6.4% 줄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민간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23일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6.4% 줄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스1
1분기 실질 GDP 3.1%포인트 줄인 셈
서비스업 대폭 추락… 전 분기比 2%↓
투자·수출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낮아
대외의존도 높아 2~4분기엔 악화될 듯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건 민간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2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해 소비가 위축되자 경제 전체가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6.4% 줄어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았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항목인 민간소비가 급감하자 성장률도 전 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1분기 민간소비 감소는 전체 GDP를 3.1% 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지난 4년간(2016~2019년) 전기 대비 증감률이 -0.3~1.3%를 기록할 정도로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그만큼 코로나발(發) 소비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1월 중순 이후부터 서비스, 민간소비 부문 중심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며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음식, 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는 물론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까지 모두 줄었다”고 말했다.

소비가 급감하자 서비스업 생산도 역대급으로 추락했다.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 서비스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2.0% 줄었고, 감소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가장 컸다. 특히 국내외 항공여객 감소와 이동을 꺼려 하는 분위기로 운수업(-12.6%)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민생경제와 밀접한 분야이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호텔 등이 포함된 도소매·숙박음식업(-6.5%), 문화·기타서비스업(-6.2%), 의료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5.2%)의 생산 감소폭도 두드려졌다. 다만 제조업(-1.8%)은 상대적으로 생산 감소폭이 크지 않았고, 건설업(0.3%)은 소폭 증가했다.

투자와 수출은 나름 선방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와 수출이 회복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어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수출은 2.0% 줄긴 했지만 민간소비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2분기에 소비가 살아나더라도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출 감소 등으로 성장률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2%로 전망했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1.5%)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여파는 2~4분기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성장률은 당연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상 최대의 재정지출을 감안하면 연간 성장률은 -0.5~0.5%로 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2020-04-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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