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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결집’ 행정수반 지지율 급등…독일·덴마크 80% 육박

‘코로나 결집’ 행정수반 지지율 급등…독일·덴마크 80% 육박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4-16 11:23
업데이트 2020-04-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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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회복·메르켈 고공행진…트럼프·아베 등 일부 예외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져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유럽 각국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언제 어떻게 삶의 반경 안에 침투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일단 지도자를 신뢰하고, 정부가 내놓는 대책을 지지하고 따르는 결집 효과(Rally ‘round the Flag)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위기 속에서 급하게 치솟은 지지율은 조그만 실수에도 언제든 다시 급하게 꺼질 수 있어 이 분위기가 오래가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당국이 대응하는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불필요한 피해를 유발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돌아보고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유권자들은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2017년 당선 이후 지지부진한 국정 지지율을 보여온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처음으로 50%가 넘는 여론조사 결과 성적표를 받았고,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음에도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 지지율은 71%를 찍었다.

코로나19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기 전 일찍 봉쇄조치를 내렸다가 이번 주부터 부분적일지라도 국가 정상화를 차츰 모색하는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국정 지지율 상승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400㎡ 소규모 상점 영업을 재개한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지지율은 33%포인트 올라 77%를 기록했고, 네덜란드 마르크 뤼테 총리 지지율도 30%포인트 오른 75%로 조사됐다.

휴교 조치를 점진적으로 해제하기로 한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다음 주부터 면적 800㎡ 이하 상점 문을 열고 다음 달부터 상급반부터 순차적으로 휴교령을 풀기로 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79%까지 올랐다.

하지만 NYT는 유럽 각국 정상이 전에 없던 위기와 맞서 싸워나가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더라도 이는 단기적일 수 있으며, 위기가 해소되면 언제든 원상 복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확인된다. 1979년 10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지지율은 31%였다가 이란의 미국대사관이 공격받은 후 58%로 올랐으나 이듬해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에게 패배했고, 1991년 1월 58%이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지지율은 이라크 침공 후 87%까지 올랐으나 이듬해 대선에서 빌 클린턴에게 자리를 넘겼다.

영국 런던정경대 토니 트래버스 교수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독일 나치정권을 이끌던 아돌프 히틀러를 물리치고도 1945년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게 계속해서 집권할 수 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국가 정상이 지지율 측면에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예외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3월 11일 이후 2% 상승하는데 그쳤고, 아베 총리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한편, 비록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유럽 각국 정부 지지율이 상승한 덕택에 그간 유럽에서 점차 목소리를 키워온 극우세력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독일 극우 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메르켈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을 꾸준하게 문제 삼고 있지만, 예전만큼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두고 AfD를 연구하는 요하네스 힐예는 AfD가 주요 소통수단으로 사용하는 SNS를 분석해보니 코로나19 사태 이후 3주 동안 다양한 글이 올라왔지만, 호응이 평소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맞서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 마린 르펜 대표도 최근 들어 별다른 화두를 던지고 있지 않으며, 이탈리아에서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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