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상조회, 라임에 졸속 매각”… 전방위로 번지는 ‘1조 스캔들’

입력 : ㅣ 수정 : 2020-04-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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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회장 배임·횡령 혐의 檢 고발
“라임 일당과 인수 도왔는지 규명해야”
인수한 컨소시엄이 자금 횡령 증언도
김 회장 “로비 없었고 향군도 피해자”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 영장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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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금융 스캔들’의 주범으로 꼽히는 라임자산운용(라임)이 재향군인회(향군)상조회를 인수해 펀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향군회장이 검찰에 고발당했다. ‘라임 사태’를 둘러싼 의혹이 금융권을 넘어 전방위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상기 향군정상화추진위원장은 2일 “향군 집행부가 라임 관계사인 향군상조 인수 컨소시엄에 상조회를 밀실·졸속으로 매각했다”며 김진호 향군회장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1월 상조회를 320억원에 인수한 컨소시엄의 ‘전주’는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다. 김 회장이 라임 일당과 결탁해 상조회 인수를 도왔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주장이다. 해당 위원회는 향군 전 임직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지난해 12월 한 투자자에게 “(김봉현) 회장이 로비를 되게 잘한다. 여기(향군상조회)에 해서 내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따낼 거다. 상조회를 인수해 라임에 재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실제로 컨소시엄이 상조회 자금을 빼돌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상조회 관계자에 따르면 1월 23일부터 2월 28일까지 대여금 등 명목으로 290억원의 상조회 자금이 인출됐다. 컨소시엄이 상조회가 보유한 여주학소원 장례식장을 매각한 뒤 90억원의 매각 대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컨소시엄은 상조회를 인수한 지 두 달 만에 재매각하면서 6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이나 컨소시엄 측 사람과 직접 만난 적이 없다”며 로비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상조회 매각은 적법하게 진행됐다”면서 “다만 컨소시엄이 3년 내 재매각 금지 조항을 어긴 것에 대해 지난달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 센터장의 녹취록에 대해서도 “투자 피해자에게 허위·과장된 말을 한 것일 뿐 향군도 (라임 일당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현재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잠적한 김 전 회장은 버스 운수회사 수원여객에서 벌어진 161억원 횡령 사건에도 연루됐다. 김 전 회장과 함께 횡령에 가담한 김모(42) 전 수원여객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해외로 도피했다. 이들은 횡령한 돈으로 수원여객의 지분을 매입해 수원여객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그를 대리해 컨소시엄 대표를 맡았던 김모(58)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는 전날 구속됐다.

라임 사태는 김 전 회장 등 주요 인물들의 횡령과 사기를 비롯해 투자를 통한 주가조작·기업사냥 의혹, 청와대 인사에 대한 권력형 로비 의혹 등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라임 사태에 얽힌 기업들의 관계와 자금의 흐름을 파악해 최종적인 자금의 종착지를 찾는 것이 검찰의 핵심 과제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이날 김모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2020-04-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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