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사포 무게… 올해 들어 4번째

저고도 발사로 한미 요격망 회피 의도

북한이 2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인 전술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한 지 8일 만으로 올해 들어 네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공개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북한은 군사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탐지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230㎞, 고도는 약 30㎞이다. 2발의 발사체가 오전 6시 10분쯤 원산 일대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군 당국은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세부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과 9일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지원 의사를 밝힌 뒤 이뤄져 관심을 모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친서도 받았으나 이와 상관없이 무력 증강을 위한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내부 결집용이지 대외 위협용은 아니다”라고 했다.

천안함 피격 10주기 사흘 뒤이자 문 대통령의 서해의 날 행사 첫 참석 후 이틀 뒤 발사체 발사라는 점에서 남측에 대한 시위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는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 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북한이 저고도 발사에 집중한 데 대해 한미 요격망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면서 고도를 최대 97㎞까지 높여 발사했으나, 올해는 고도를 30~50㎞ 사이로 낮췄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저고도 발사는 대응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해 미사일 요격망을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초대형 방사포의 ‘TOT 사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TOT 사격은 한 발사대에서 각기 다른 고도로 시간 차를 두고 발사된 발사체들이 동시에 같은 목표물에 탄착하는 것으로 요격을 어렵게 하면서도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