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침해” 발언 삼켜버린 1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더불어시민당으로 이적하는 의원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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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시민당 비례후보들을 만나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시민당” 구호를 외쳤다. 선거법상 후보자는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서울 종로에 출마한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 하지만 불출마로 관련 법규를 적용받지 않는 이 대표는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시민당 선거운동까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당은 연합 플랫폼과 참여 정당은 물론 후보 검증까지 민주당이 주도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됐다. 이 대표는 “시민당을 두 지붕 한 가족, 형제 정당으로 생각하고 시민당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 꿔주기도 현실화됐다. 이 대표는 이날 시민당 이적을 위해 탈당한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까지 심기준·제윤경·정은혜 등 비례대표 의원 3명과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4명의 시민당 이적이 확정됐다.
손혜원 의원·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민주당과는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으로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 이름을 사칭해 비례후보를 내는 바람에 여러 혼선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같은 여권 세력임에도 지지층의 표심 분열을 우려해 거리를 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조사한 결과 시민당의 예상 정당 득표율은 28.9%에 그친 반면 열린민주당은 11.5%까지 오르며 3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무수석실에 “선거와 관련해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정당과의 소통 등) 다른 업무 말고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 어려움 극복에 전념하라”고 지시했다. 한 뿌리를 둔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갈등이 커지자 이른바 ‘진문(眞文) 논란’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03-2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