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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국인엔 별도 아파트 출입증… 한국發 탑승객엔 “호텔격리 비용 각자 내라”

中, 외국인엔 별도 아파트 출입증… 한국發 탑승객엔 “호텔격리 비용 각자 내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3-02 22:14
업데이트 2020-03-0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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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 지역’서 온 입국자 격리·검사 받아야

상하이 한인 밀집 아파트 4개 색깔 출입증
구베이 지역 한일 주민 강제로 체온 측정
광둥, 발열 없어도 격리… 사실상 韓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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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거주 외국인에게 임시 출입증을 발급하기 위해 받고 있는 서류에 최근 한국의 대구·경북 방문 이력이나 방문자와의 접촉 사실을 묻는 질문이 적혀 있다. 상하이 연합뉴스
2일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거주 외국인에게 임시 출입증을 발급하기 위해 받고 있는 서류에 최근 한국의 대구·경북 방문 이력이나 방문자와의 접촉 사실을 묻는 질문이 적혀 있다.
상하이 연합뉴스
최근 중국 상하이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서 한국인 등에 대한 통제가 부쩍 강화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국’ 국민들의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중국 정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별로 외국인에게 별도의 출입증을 발부하고 강제 체온검사에 나서고 있다.

2일 상하이 교민사회에 따르면 한인 밀집 지역인 훙차오진의 A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28일 “4가지 색깔로 된 임시 출입증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주택을 소유한 상하이 주민은 옅은 파란색, 중국인 세입자는 빨간색, 외국인은 진한 파란색, 방문객은 노란색 등이다.

아파트 측은 “경비원과 직원들이 각각 다른 수위의 관리를 하고자 색깔이 다른 출입증을 발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훙차오진에 사는 외국인은 3만명 정도인데, 이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사실상 한국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많은 구베이 지역의 B아파트 단지도 지난 1일부터 두 나라 출신 주민에게 하늘색 임시 출입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말부터 한국인과 일본인이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면 반드시 정문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개인 신상을 적도록 한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출입국·세관 업무를 관장하는 해관총서와 국가이민관리국은 전날 코로나19 방역체계 기자회견에서 “중국 입국자나 출국자 모두 건강신고서를 제출하고 모든 입국자는 체온 검사와 여행 이력 검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광둥성 등에서도 이날부터 한국발 항공편 탑승객들에 대해 14일간 강제 격리 조치에 나섰다고 주광저우 한국총영사관이 밝혔다. 한국에서 출발해 광둥성에 도착한 이들은 발열 유무에 관계없이 지정된 호텔에서 14일간 격리된다. 이때 비용은 승객이 자비로 내야 한다.

중국은 이런 조치가 특정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외국인과 중국인에 대해 차별 없이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진 점을 감안할 때 일련의 대책이 사실상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3-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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