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1심 무기징역… 의붓아들 살해는 무죄

입력 : ㅣ 수정 : 2020-02-2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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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남편 계획적 살인에 반성 없어”
선고 후 고씨 “할 말 없다”며 법정 나가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이 2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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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이 2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정봉기)는 20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남편 살해 혐의의 경우 계획살인을 인정했으나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전남편 강모(당시 36세)씨가 성폭행하려 해 저항하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고유정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철저한 계획살인으로 판단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고유정이 구입한 졸피뎀이 검출된 점, 범행이 일어난 펜션 내 혈흔 분석 결과 흉기를 수차례 휘두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도구나 수법, 장소 등을 사전에 검색하거나 구입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고유정은 피해자에게 범행 책임을 전가했다”며 “범행 잔혹성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유족의 슬픔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의심은 들지만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들만으로는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의붓아들 사망 시간을 단정할 수 없고 현 남편(38)의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고유정이 먹였다고 확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간접사실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하고 과학법칙에 부합돼야 한다. 다만 의심 사실이 병존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무기징역이 선고된 후 고유정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하고 싶은 말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법정 경위의 호위 속에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20-02-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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