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시설 폐쇄, 상가 문닫힌 대구… “31번, 2차 감염에 무게” 비상

입력 : ㅣ 수정 : 2020-02-2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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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거리, 멈춰 서버린 대구
신천지 인근 식당 등 사실상 ‘개점휴업’
모든 종류의 전시·공연·행사 중단 사태
천주교 미사 중단… 개신교 “방문 자제”

신도들 다닥다닥 붙어서 예배… 화 키워
질본, 무더기 추가 확진자 우려에 긴장
확진자 1명 숨진 청도 대남병원 20일 국내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04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새로 확진된 53명 가운데 13명이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였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폐쇄된 대남병원 출입구 앞에서 취재진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청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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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1명 숨진 청도 대남병원
20일 국내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04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새로 확진된 53명 가운데 13명이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였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폐쇄된 대남병원 출입구 앞에서 취재진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청도 연합뉴스

“신천지교회에 출입한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20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발병 진원지인 대구 남구 대명동 대로변에 위치한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 상가와 식당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일제히 붙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대명역과 50m 거리에 있는 이 교회 인근에는 남대구세무소, 대구시설관리공단 등 공공기관은 물론 상가들이 즐비해 유동인구가 많은 게 일반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적이 끊기고 적막이 흘렀다.

교회는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주변 건물 중 가장 큰 랜드마크 빌딩이다. 슈퍼 전파자로 지목된 31번(61·여) 환자가 예배를 본 곳은 교회 건물 4층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교회의 독특한 예배 방식이 감염병 전파를 키웠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신자들 수백명이 한 공간에서 의자 없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예배를 본다. 31번 환자는 예배에 참석한 지난 9일과 16일에도 총 1000여명의 신자와 1~2시간가량 예배를 드렸다. 찬양과 목사 설교가 끝난 뒤에는 신자들과 30여분간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31번 환자가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추가 확진환자들도 이 교회와 관련이 있어 그동안 31번이 슈퍼 전파자로 추측됐으나 질병관리본부는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의 발병일 등을 감안할 때 다른 슈퍼 전파자가 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양산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을 지난 7일 아니면 지난 10일 정도로 보고 있다”며 “전체 신천지 관련 사례들의 발병일로 유행 곡선을 그려 보면 지난 7일, 8일, 9일에 일부 환자가 있다. 그리고 지난 15일, 16일, 17일에 굉장히 큰 피크를 보여 준다. 그래서 이 환자를 초반 환자로 보기는 어렵다.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가 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가 문 앞엔 ‘신천지 출입금지’ 20일 오후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의 한 카페 출입문에 신천지 대구교회에 출입한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신천지 출입금지’라는 안내문.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상가 문 앞엔 ‘신천지 출입금지’
20일 오후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의 한 카페 출입문에 신천지 대구교회에 출입한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신천지 출입금지’라는 안내문.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이어 “이들이 어딘가에서 공동 폭로(감염원에 노출되는 것)가 됐고, 이 사람들이 또 지난 9일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증폭이나 2차 감염이 일어났다는 가정을 가지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31번 환자가 주도적인 감염원이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을 누군가가 또 감염시켰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를 하고 있지만, 현재 판단으로는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신천지교회 주변은 물론 대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수성구 들안길이나 달서구 상인동 식당가 등지에는 인적이 없다. 교통 혼잡이 다반사였던 차도는 한산하고 전통시장도 파리만 날리는 모습이다. 상인들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메르스나 사스에 비해 재생산지수(R0·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추가 환자수)값이 2~3으로 상당히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일체의 행사를 취소했고 공공 시설도 폐쇄했다. 21일 ‘대구시민의 날’ 기념행사를 비롯해 시 주최 행사가 취소됐으며, 대구미술관, 대구예술발전소, 대구문화예술회관, 아양아트센터 등 대구시와 8개 구군 산하 공연·전시장들도 휴관에 들어갔다. 범어도서관 등 도서관 70여곳이 문을 닫았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라이프’(3월 12∼22일)와 오페라 ‘돈 조반니’(3월 21∼22일) 등 대형 공연도 취소됐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교구장 명의로 다음달 5일까지 성당과 기관, 수도회를 비롯해 모든 미사를 중단시켰고 개신교에서도 교회별로 확진환자와 동선이 겹치는 교인들에게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대구·경북 사찰은 최소 2주간 법회, 템플스데이 등 모든 행사와 모임을 자제하라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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