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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시 의료시설 태부족…“폐렴 증상 있어도 입원 못 해”

우한시 의료시설 태부족…“폐렴 증상 있어도 입원 못 해”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1-23 13:54
업데이트 2020-01-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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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의사에게 애원해도 병실 없다는 말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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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기차역 방역작업
중국 우한 기차역 방역작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한 기차역에서 22일 직원들이 소독약을 뿌리며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발병 근원지인 우한시의 의료시설이 매우 부족해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우한 폐렴 치료를 위한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우한시 셰어 병원에는 전날 100여 명의 환자가 진찰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폐렴 증상을 보였으나, 병실 부족으로 인해 격리병동 입원이 허용되지 않았다.

의료진들은 감염을 막기 위한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대기 환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는 마스크가 전부였다.

일부 환자들은 기침을 했으며, 심지어 복도에 침을 뱉는 사람도 있었다.

55세 남성의 친척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이 남성이 발열과 다른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실이 없으니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에게 제발 입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의사는 병실이 없다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48세인 아버지가 일주일 넘게 열에 시달려 전날 이 병원에 실려 왔으나, 입원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화난(華南)수산시장 근처에 산다고 밝힌 이 여성은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에 음영이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매일 택시를 타고 여기로 오는데, 아버지가 택시 운전사에게 병을 옮길까 걱정스럽다”며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격리 병동에서 치료를 받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 50대 여성은 “열이 나서 여기보다 작은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의사는 물을 많이 마시고 집에서 쉬라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우한시의 다른 병원인 퉁지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쉬 모(31) 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지난 5일 중국 남부의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온 후 열에 시달려 격리병동에 입원했지만, 칸막이도 없이 11명의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쓴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첫 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심각한 폐렴과 호흡 곤란 등 상태가 심각해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아버지는 물도 마실 수 없는 상태이며, 매일 고열이 나지만 항생제도 효과가 없다”며 “같이 광시 출장을 다녀온 아버지의 친구 2명은 모두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아 진인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진인탄 병원은 전염병 치료 전문 병원으로, 우한 폐렴 환자들을 위한 격리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이번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는 말을 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며 “정부의 자신감은 좋지만, 이번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을 공포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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