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숙명여고에서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18.11.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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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이미 기일 진행…부적절” 난색
우선 신청 받은 뒤 허용 여부 판단하기로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와 공모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딸이 돌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우선 신청을 받은 뒤 허용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상규 판사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서 쌍둥이의 변호인은 “뒤늦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면서 “피고인들의 나이도 어린 만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버지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가 최근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자, 이들은 재판부가 아닌 배심원단을 대상으로 설득해보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미 기일이 진행된 상황이고, 원칙적으로 참여재판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안다. 참여재판이 조금 부적절해 보이긴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5.23 연합뉴스
그러나 변호인은 “저희가 검토한 바로는 참여재판을 할 수 있다. 두 차례 기일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사실 변론이란 것이 진행된 것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국민 대부분의 불신 속에서 재판을 받는 등 오히려 국민참여재판을 피하고 싶은 성격의 사건”이라면서 “오죽하면 모두의 비난을 받고 시작할 상황인데도 국민에 호소하고 여쭤보겠다고 결정했을지를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문제유출 의혹’ 숙명여고 사태에 분노한 학부모들
지난 9월 5일 오후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앞에 학부모들이 모여 흰 천을 교문에 묶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숙명여고 전·현직 교사 자녀 중 이 학교에 다니거나 졸업한 이들의 성적을 교육부가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이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을 압수수색했다. 2018.9.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