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절엔 어김없이 전통시장 찾는 정치인… 눈도장 vs 민심 청취

입력 : ㅣ 수정 : 2020-01-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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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전통시장의 정치학
총선 앞두고 설 밑 정치인들 발길 잦을 듯
보좌진이 코스·이벤트 사전 준비 정형화
“비판에도 서민들 어려움 느끼는 계기로”
손학규 청주 시장 방문해 여성정책 홍보
설날을 나흘 앞둔 21일 손학규(앞줄 왼쪽 세 번째) 바른미래당 대표가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입구에서 충북 지역 총선 예비 후보들과 함께 당의 여성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청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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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을 나흘 앞둔 21일 손학규(앞줄 왼쪽 세 번째) 바른미래당 대표가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입구에서 충북 지역 총선 예비 후보들과 함께 당의 여성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청주 연합뉴스

4·15 총선 전 마지막 명절인 설날 연휴가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발길이 전통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눈도장’ 찍듯 시장에 가는 관행이 식상하다는 비판은 반복되지만 정치인들은 “시장 방문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짧은 일정만으로 민심을 가늠하기에는 전통시장만 한 곳이 없다는 이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1일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했다. 바른미래당의 여성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야쿠르트 배달 카트’도 끌고 갔다. 손 대표는 “지난해 진행했던 ‘손다방’은 1톤 트럭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이동이 편하게 제작했다”며 시장 상인들에게 말을 건넸다.

손 대표뿐 아니라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파주 문산자유시장을,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경북 포항 송도위판장 등을 찾았다. 예년대로라면 여야 당 지도부도 설 연휴 전에 전통시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들의 시장 방문은 이미 정형화돼 있다. 실제 돌아볼 코스와 구입할 물건, 먹어야 할 음식 등은 보좌진이 사전에 준비한다. 그렇다 보니 연출되는 그림도 다소 뻔하고 때로는 상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대표 시절 서울 광장시장에서 ‘명절 때만 정치인들이 시장에 온다’는 한 상인의 지적에 “그럼 시도 때도 없이 와야 하느냐”고 반박했다가 구설수로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시장 방문이 여전히 명절 전 ‘필수 코스’라고 말한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장소이자 서민의 목소리가 가장 생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 야당 소속 보좌관은 “시장 방문은 정치의 가장 기본”이라며 “시장에서는 지역 민심을 바로 알 수 있다. (정치인·정당에 대한) 분위기가 좋고 나쁜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의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다른 보좌관은 “지역에서 오래 장사를 한 분들의 입김도 무시 못한다”며 “매년 가다가 한 번 가면 당장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시장 방문 시 현장 준비를 담당하는 한 지역시도당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 이야기, 시장 상인회의 애로사항을 접수할 수 있는 통로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명절 때마다 시장 방문을 빼놓지 않는다는 한 초선의원은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정치 성향을 떠나 정치를 불신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면서 “국회에서 높은 사람들만 만나다가 시장에 가면 현실을 실감하는 계기가 된다”고 털어놨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20-01-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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