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서 온 탑승객들 내리자마자 즉각 검역…건강 상태 제출·입국장까지 체온 3번 확인

입력 : ㅣ 수정 : 2020-01-2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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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흐르는 인천공항·명동
한국 찾은 유커, 춘제 연휴 대이동 걱정
면세점도 예방교육하며 상황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이른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2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선 화장품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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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이른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2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선 화장품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1일 낮 12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1층 입국장 밖으로 흰색, 검은색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 톈허국제공항을 출발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이었다. 박모(38)씨는 “우한에서 오는 길인데 열이나 증상은 없지만 혹시라도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될까 봐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인천공항을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 등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우리로 치면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를 맞아 13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검역 당국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우한공항발 여객기 탑승객들의 검역을 강화했다. 우한~인천 직항 여객기는 주 10편 정도다. 이날은 한 편만 도착했다.

우한에서 도착한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내리자마자 게이트 바로 앞에서 검역관 5명을 만났다. 기내에서 사전에 작성한 건강 상태 질문서를 내고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했다. 검역관들은 ‘중국 우한시 호흡기질환 주의사항’이 적힌 A4 용지 크기의 안내문을 나눠 줬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관계자는 “게이트 근접 검역은 검역소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 수준의 검역”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우한공항에서도 승객들을 20명씩 나눠서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했지만 체온계는 따로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인천공항은 탑승객 체온을 총 세 번 확인했는데 우한공항에서는 한 번밖에 확인을 안 해 검역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보건당국의 대처는 지역별로 달랐다. 중국 북부 톈진에서 온 유학생 권모(20)씨는 “톈진공항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여기처럼 긴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칭다오에서 온 김광주(63)씨는 “공항 출국장에서부터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해 체온이 높게 나온 사람들의 출국을 막았다”고 전했다. 칭다오가 있는 산둥성은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한 곳이다.

한국을 찾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도 우한 폐렴 확진 소식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날 명동에서 만난 중국 남서부 충칭 출신의 왕모(48)씨는 기자에게 “혹시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없었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지난 17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온 60대 유커는 “고향에는 아직 확진 환자가 없어서 한국을 오갈 때 검역이 심하지 않았다”면서도 “춘제 연휴면 중국인들이 전국을 오가고 한국에도 여행을 올 텐데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유커들이 많이 찾는 면세점도 감염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우한 폐렴 예방 조치를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면서 “다만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손 세정제를 확대 배치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들도 오는 3월 개강을 앞두고 우한 폐렴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연세대는 학교건강센터를 통해 우한 폐렴 주요 증상과 예방 수칙, 위험 요인 등을 공지했다. 이화여대 학교건강센터도 우한 폐렴 주의사항 등에 대해 안내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1-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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