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15명도 확진”… 中, 폐렴 정보 은폐로 초기 대응 실패

입력 : ㅣ 수정 : 2020-01-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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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사람 간 전염 확인
“한 명의 환자에게 의료진 14명이 병 얻어
사스보다 전염성 낮지만 경계심 가져야”
광둥성·베이징 등 中 전역서 219명 감염
WHO 오늘 긴급 위원회 열어 사태 논의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여섯 번째 사망자가 나온 사실이 알려진 21일 중국 베이징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고향길에 오르고 있다. 전날 중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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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여섯 번째 사망자가 나온 사실이 알려진 21일 중국 베이징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고향길에 오르고 있다. 전날 중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특히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를 알지 못했던 의료진도 대거 감염됐다. ‘제2의 사스 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폐렴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가 총 29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일 하루에만 후베이성 72명, 상하이 2명, 베이징 3명 등 확진자가 나왔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도 전날 우한 폐렴 환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도 89세 남성이 숨졌다. 이에 따라 우한시에서는 모두 6명이 세상을 떠났다. 227명은 격리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51명이 중태이고, 특히 12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앞서 호흡기질환 전문의인 중난산(84) 중국공정원 원사는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렵지 않게) 전염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2003년 사스 대유행 당시 수많은 인명을 구해 유명해졌다. 그의 발언은 그간 중국 보건 당국이 “사람 간 전염은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밝혀 온 것과 배치된다.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위생소독용역 직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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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위생소독용역 직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 원사는 “의료진 가운데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 가운데 14명은 단 한 명의 환자에게서 병을 얻었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우한 폐렴에 걸린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중 원사는 “사람 간 전염과 의료진 감염이 나타난 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만큼 전염성이 높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된 만큼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22일(현지시간) 긴급 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WHO는 우한 폐렴이 국제적인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WHO는 전염병을 6단계로 구분하는데, 이 가운데 5단계는 2개국 이상에 병이 퍼진 ‘에피데믹’, 6단계는 여러 대륙에 병이 퍼진 ‘팬데믹’이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날 중국 국가건강위원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 ‘을류’(2등급)에 포함하되 최고 단계인 ‘갑류’(1등급)에 준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발생 초기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크지 않고 환자도 우한 지역에서만 보고됐다”며 폐렴이 이슈가 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 왔다. 폐렴 확산 과정에서도 사건의 파문을 우려해 정보 공개에 미온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2002년 말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발병해 전 세계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 사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1-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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