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생 선물”… 장기기증 유족·이식인 뜻깊은 만남

입력 : ㅣ 수정 : 2020-01-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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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식인 간 서신 교류 허용해야”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뇌사 장기 기증인 고 김유나양의 부모와 이식인 킴벌리(오른쪽 두 번째) 가족이 상봉하고 있다. 유가족이 든 사진은 김유나양.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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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뇌사 장기 기증인 고 김유나양의 부모와 이식인 킴벌리(오른쪽 두 번째) 가족이 상봉하고 있다. 유가족이 든 사진은 김유나양.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후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고인의 유가족과 새 생명을 얻은 이식인의 뜻깊은 만남이 성사됐다.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최로 고 김유나양의 부모 김제박(53)·이선경(48)씨와 고인의 장기를 이식받은 킴벌리(24) 모녀가 만났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고인은 18세였던 2016년 1월 현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장기를 기증해 미국인 6명의 생명을 살렸다. 킴벌리는 소아 당뇨 환자로 18세 무렵 당뇨 합병증 때문에 신장이 모두 망가졌지만, 고인에게 췌장과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김씨 가족과 킴벌리의 이번 만남은 장기 기증 이후 4년 만이다. 킴벌리는 “유나는 나에게 신장과 췌장만 준 게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김양의 어머니 이씨도 “건강한 킴벌리의 모습을 보니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와 뇌사 장기 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에서도 유가족과 이식인 간 서신 교류를 허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금전 거래 등을 우려해 장기이식법에 따라 기증자와 이식인 간 교류를 막고 있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을 이어받은 이들의 소식이 궁금하다. 잘 지낸다는 안부라도 주고받게 해 달라”면서 “법을 개정해 미국처럼 기관 중재하에 기증자 유가족과 이식인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01-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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