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바뀐 아베의 시정연설

입력 : ㅣ 수정 : 2020-01-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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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한국과 가치 공유” 언급…“청구권협정 약속 지켜라” 되풀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개원한 제201차 정기국회에서 시정 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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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개원한 제201차 정기국회에서 시정 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올해의 정책 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 한국에 대해 “약속(한일 청구권협정)을 지키라”며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한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다시 등장시키는 등 최근 조성된 다소간의 해빙 무드를 이어 가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본 외무상의 독도 관련 망언이 또 나오면서 양국 관계가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상황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의사당에서 행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 미래 지향의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극 자제… 최근 해빙무드 지속 희망 메시지

양국이 ‘원래의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청구권협정을 토대로 징용배상 문제를 ‘한국의 국내 문제’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다만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자극을 자제하면서 자국이 원하는 것을 끌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북아시아의 안보환경이 엄중함을 더하는 가운데 주변국들과의 외교는 극히 중요해지고 있다”며 몇몇 나라를 열거하면서 한국을 중국, 러시아보다 먼저 언급했다. 특히 한국에 대한 ‘기본적 가치 공유’란 표현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전략적 이익 공유’는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꺼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월 시정연설에서는 한국에 대해 단 한마디도 별도의 문장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일 관계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와 연계하겠다’는 대목에서만 단 한 차례 입에 올렸을 뿐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에 대해서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북일 평양선언’에 근거해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日외상 “독도는 일본땅”… 외교부 철회 촉구

이날 아베 총리에 이어 ‘외교연설’에 나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징용 배상과 관련해 “한국 측이 책임지고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요구함과 동시에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언급한 뒤 ‘다케시마(독도에 대해 일본이 부르는 명칭)는 일본 땅’이라는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했다. 2014년 이후 외교 연설에서 7년 연속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부당한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01-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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