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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똥구덩이’… 페북 오역에 빛바랜 시진핑 일대일로

‘미스터 똥구덩이’… 페북 오역에 빛바랜 시진핑 일대일로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1-19 23:50
업데이트 2020-01-2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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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방문국인 미얀마에 ‘선물 보따리’

아웅산 수치와 만나 차우퓨 개발 등 합의
국제사회 비난에도 ‘로힝야족 학살’ 지지
페북, ‘시진핑→Mr. Shithole’ 번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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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18일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미얀마 방문이 19년 만이지만 시 주석의 이름에 대한 페이스북의 번역 실수로 빛이 바랬다. 네피도 AP연합뉴스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18일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미얀마 방문이 19년 만이지만 시 주석의 이름에 대한 페이스북의 번역 실수로 빛이 바랬다. 네피도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순방 국가로 이웃 나라 미얀마를 선택해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다. 미얀마 인프라 건설 등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AP·블룸버그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2001년 장쩌민 전 주석 이후 19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방문은 외교관계 수립 7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분이지만 동남아시아에 외교적·경제적 근육을 자랑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AP가 짚었다. 무슬림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오는 23일 유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둔 미얀마 역시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서방은 미얀마를 비난하지만, 중국은 지지를 표명했다.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정보·산업·농업·안보 등 33개 프로젝트에 대해 양해각서와 협약 초안 등의 합의문을 교환했다. 합의는 시 주석이 미얀마의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의 회동 이후 이뤄졌다.

특히 주목을 끄는 협약은 미얀마 벵골만에 있는 차우퓨 경제특구(KSEZ)에 대한 양해와 합의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차우퓨 항은 일대일로의 주요 연결점으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1700㎞를 잇는 경제회랑의 종착지에 있는 항구다. 미얀마와 체결한 석유와 가스 송유관 건설, 도로·철도 인프라 프로젝트는 경제회랑 계획과 관련된 것이다. 차우퓨 항만 개발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전략적 계획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를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는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거치지 않고 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 상당수는 중국의 의도에 의구심을 품고 있어 중국의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페이스북이 미얀마를 방문한 시 주석의 이름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미스터 똥구덩이’(Mr. Shithole)로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러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치 여사의 페이스북은 시 주석의 행보를 소개했는데 미얀마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중국 국가주석 Mr.Shithole이 오후 4시에 도착했다” 등 문제의 표현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영어 오역을 바로잡았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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