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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아닌 軍출신 외교수장… 北, 대북제재 정면 돌파 나서나

외교관 아닌 軍출신 외교수장… 北, 대북제재 정면 돌파 나서나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0-01-19 18:16
업데이트 2020-01-1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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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외무상으로 전격발탁

무기 개발 등 강경 발언 때 무게감 더 실려
리, 김영철 최측근… 대남 라인 힘 실릴 듯
대미 외교 총괄 최선희 거취도 관심 집중
러 대사 김형준, 국제담당 부위원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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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기점으로 대미 외교라인 양대 축인 노동당 국제부장과 외무상을 각각 러시아 대사 출신과 군 출신으로 물갈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북미 대결 국면 장기화를 뒷받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8일 보도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대미 라인을 이끈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전 외무상의 이름이 모두 빠졌다. 외무상에는 군부 출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국제담당 부위원장에는 러시아 대사 출신의 김형준이 새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라인 전면 교체는 미국에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대북제재 속에 자력갱생 의지를 다진 전원회의 후속조치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없고 남북 군사회담 전문가인 리선권이 외무상 직에 임명됐다면 대북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 입장도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군부 출신인 리선권 신임 외무상이 전략무기 개발 등 대미 강경 발언을 할 때 더욱 무게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물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당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내놓은 것처럼 이번 인사 역시 ‘포스트 하노이’ 대미 외교의 실패를 물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김영철 라인’으로 알려진 리선권이 외무상을 맡으면서 대남 라인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리선권은 군 출신이지만 김영철 위원장이 군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함께 남북 군사회담에 관여한 오른팔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 관계를 아는 인사가 외무상이 돼 남북 협력 사업에 호응할 가능성도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북측이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책임을 남측에 돌려온 기조를 바꿔 협력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그간 대미 외교를 총괄해 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 실장은 “조만간 열릴 북한의 해외 공관장 회의에서 최 제1부상의 직위 변경 여부에 따라 대미 기조를 짐작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20-0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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