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날씨 좋아 안나푸르나 눈사태 예상 못해”…귀국 교사들 증언

“날씨 좋아 안나푸르나 눈사태 예상 못해”…귀국 교사들 증언

최선을 기자
입력 2020-01-19 08:54
업데이트 2020-01-19 08:5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히말라야 사고’ 동료 교사들 귀국
“초등학생도 평범하게 다니는 길
모든 선생님들이 충격에 빠졌다”
현지 폭설로 접근 어려워 수색 난항
이미지 확대
현장 상황 설명하는 충남교육청 해외봉사단 관계자
현장 상황 설명하는 충남교육청 해외봉사단 관계자 안나푸르나 눈사태로 조기 귀국을 하게 된 충남교육청 해외 교육 봉사단 2팀 단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에게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와 관련해 네팔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해외 교육 봉사단 3개 팀에 대해 조기 귀국을 요청했고 이중 가장 먼저 네팔에 도착해 활동하던 1개 팀(14명)이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20.1.19 연합뉴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던 한국인 교사 4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가운데 현지에서 귀국한 교사들은 예상치 못한 사고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9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충남교육청 해외 교육봉사단 관계자는 “현지 날씨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런 사고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네팔에 총 39명으로 이뤄진 3개 봉사팀을 파견했다. 이날 돌아온 2번팀은 지난 7일 한국에서 출발했고, 사고가 난 3번팀은 13일 출국해 오는 25일 돌아올 예정이었다.

이 관계자는 2팀 역시 앞서 사고 지점인 트레킹코스를 다녀왔으나 “초등학교 2, 3학년 학생들도 평범하게 다니는 트레킹 길이었기 때문에 사고 우발지역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모든 선생님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악천후가 있었다면 미리 교육청에 연락했을 텐데 저희가 전혀 감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통신이 두절돼있어서 현지인들 연락은 잘 안 되고 오히려 방송을 보는 저희가 더 빨리 (사고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서 눈사태로 한국인 4명 실종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서 눈사태로 한국인 4명 실종 하늘에서 본 히말라야 산군들. 사진 가운데 솟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2015.9
서울신문DB
외교부와 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현지시간 17일 오전 10시 30분~11시(한국시간 오후 1시 45분~2시 15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인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에서 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트레킹에 나섰던 교사 9명은 좋았던 기상상태가 폭설과 폭우로 급변한 것을 보고 하산을 결정했다.

선두그룹에 속한 교사 4명과 가이드 2명이 먼저 내려가고 그 뒤로 교사 5명과 가이드가 뒤를 따랐다. 눈사태가 발생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두그룹 6명이 갑작스러운 눈사태에 휩쓸렸고, 뒤따르던 일행은 신속히 몸을 피했다.

충남교육청은 실종된 4명이 이모(56·남), 최모(37·여), 김모(52·여), 정모(59·남) 교사라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히말라야로 교육봉사를 떠났던 충남도 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오후 충남 홍성 충남교육청에 사고상황본부가 설치돼 있다. 2020.1.18 뉴스1
히말라야로 교육봉사를 떠났던 충남도 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오후 충남 홍성 충남교육청에 사고상황본부가 설치돼 있다. 2020.1.18
뉴스1
지난 18일 오전 네팔 경찰구조팀이 현장으로 급파됐지만, 접근이 어려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는 며칠째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여건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는 “네팔 당국이 18일 육상 및 헬기를 동원한 항공 수색을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당국은 “사고 현장에는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고 온종일 기상악화로 항공구조 작전도 불가능했다”면서 “경찰과 주민이 걸어서 현장에 가도록 보냈다”고 설명했다. 네팔대사관 관계자는 “신속 대응팀과 함께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들의 해외 교육봉사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교육청이 봉사 참여자를 모집하면 교사들이 직접 교육계획을 작성해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현지에 도착한 교사들은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공부방 등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시설 보수봉사 등을 진행했다. 트레킹 일정도 보고서에 포함돼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별다른 일정이 없는 주말시간을 이용해 트레킹에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서 눈사태로 한국인 4명 실종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서 눈사태로 한국인 4명 실종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위기 당신의 생각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후 의료계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료인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공백 위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의료계 책임이다
정부 책임이다
의료계와 정부 모두 책임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