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국 딸 먹튀 논란’ 성적장학금 폐지 안하기로

입력 : ㅣ 수정 : 2020-01-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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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장학제도 전면 개편…성적장학금 폐지, 학생 반발 속 철회
천재지변 피해학생에 ‘긴급구호 장학금’
성적이 급등한 학생도 장학금 지원대상
‘성적장학금’ 명칭 폐지→맞춤형 장학금
조국 딸 부산대 의전원 입학 직전 1년간
서울대 대학원서 전액장학금 두차례 수령
당시 윤순진 지도교수 “추천한 적 없다”
조국 전 법무장관. 연합뉴스

▲ 조국 전 법무장관. 연합뉴스

서울대학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장학금 특혜 의혹 속에 폐지하려고 했던 성적장학금 전면 폐지를 재학생들의 반발 속에 결국 철회했다. 대신 학생의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교내 장학금과 천재지변으로 인해 학업에 피해를 본 학생들을 위한 ‘긴급구호 장학금’을 신설했다.

1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런 내용으로 교내장학금 제도를 개편하고 올해 1학기부터 맞춤형 장학금 신설, 긴급구호 장학금 신설, 소득분위별 지원 장학금 확대, 근로장학생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새로운 교장학제도가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학생처가 밝힌 ‘교내 성적장학금 전면 폐지’ 방안은 학내 반대여론을 고려해 반영되지 않았다.

애초 성적장학금 폐지 방침이 알려지자 학생회는 결정 과정에 학생과의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재결정을 요청했다. 이후 학생회 면담과 함께 장학제도 개편안이 다시 논의됐고, 그 결과 성적도 장학금 산정 기준에 일부 반영되도록 조정했다.

성적장학금이라는 이름의 기존 제도는 폐지했다. 대신 신설되는 ‘맞춤형 장학금’ 산정 기준에 학업 성취도가 반영된다. 다만 경제 상황과 사회적 배려 대상 여부도 함께 고려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18일 오전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조국교수 파면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0.1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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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조국교수 파면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0.18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조국교수 파면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0.1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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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조국교수 파면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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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상위 5% 이내인 성적우수자뿐 아니라 성적이 급등한 학생도 맞춤형 장학금 선발 대상이 될 수 있다.

긴급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긴급구호 장학금’도 신설된다. 예상치 못한 경제적 곤란이 생겼거나 사고·천재지변 등으로 피해를 본 학생들이 신청 대상이다.

등록금 전액 면제 범위는 국가장학금 기준 소득 5분위 이하에서 6분위 이하까지로 확대되고, 소득 최저수준인 0∼1분위 학생들에게만 지원되던 ‘선한인재 장학금’ 지원 대상도 2분위까지로 확대된다.

근로장학생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시급도 인상해 더 많은 학생이 생활비 마련에 도움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포함됐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 관계자는 “기존 장학제도는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부모 소득을 기준으로 소득분위가 판단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면서 “성적 반영이나 근로장학금, 긴급구호장학금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서울신문 DB

▲ 서울대학교. 서울신문 DB

지난해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에 대한 장학금 특혜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던 서울대는 성적 우수자에게 지급하는 교내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서울대는 “학점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교내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소득을 기준으로 저소득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에 따르면 앞서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는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1년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입학해 두학기 연속 전액 장학금을 받은 뒤 의전원 합격 직후 학교를 그만뒀다.

당시 조씨는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관악회’로부터 학기당 401만원씩 2회에 걸쳐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데 그해 2월 1학기 장학금에 해당하는 401만원을 받은 조씨는 4개월 뒤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같은 해 8월 조씨는 2학기 장학금을 더 받은 지 두 달 뒤 의전원에 합격해 질병 휴학원을 제출해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연구실 입구 모습. 검찰은 5일 조 전 장관의 서울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해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2009년 딸과 2013년 아들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9.1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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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연구실 입구 모습. 검찰은 5일 조 전 장관의 서울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해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2009년 딸과 2013년 아들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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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동창회 사이트에서는 “후배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관악회 측은 조씨가 지급 명단에는 있지만 지급 이유가 서류에 남아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조씨의 지도교수를 맡았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추천한 적이 없다”면서 “(조씨가)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단과대 추천을 받았다면 당시 학과장인 내가 모를 리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됐다.

서울대는 또 조 전 장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진위 논란을 계기로 고교생에게 발급하는 활동증명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인근에서 서울대학교 광화문집회 추진위가 집회를 열고 조국 법부무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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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인근에서 서울대학교 광화문집회 추진위가 집회를 열고 조국 법부무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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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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