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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가로림만 ‘감태’ 풍년, “그래도 없어서 못 팝니다”

충남 가로림만 ‘감태’ 풍년, “그래도 없어서 못 팝니다”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0-01-17 13:48
업데이트 2020-01-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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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로림만에 감태가 풍년인데…그래도 설을 앞둔 요즘 없어서 못 팝니다. 평소보다 주문이 10배가 넘습니다”

이긍래(68) 태안군 이원면 사창어촌계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가로림만에 사는 주민들이 요즘 갯벌에서 하루 감태 1000장 분량을 채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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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가로림만에서 채취한 뒤 말려 제품화한 감태. 태안군 제공
태안 가로림만에서 채취한 뒤 말려 제품화한 감태. 태안군 제공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을 끼고 있는 가로림만에 유례없이 감태가 풍년이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채취해 제철을 맞은 감태는 김이나 파래와 같은 해조류로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고 바다향을 짙게 풍기는 독특한 겨울철 별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청정 갯벌인 가로림만의 감태는 최상품으로 치고 있다. 서해안에서 드문 감태 생산지이기도 하다.

감태는 물에 여러번 헹궈 이물질을 제거하고 발에 얹어 기계로 김처럼 말려 먹는다. 참기름과 식용유를 섞은 기름에 맛소금을 뿌려 식용 감태를 만든다. 제조 감태는 김보다 두 배쯤 크다. 이씨는 “감태를 따려고 갯벌에 들어가면 발이 푹푹 빠져 너무 나이 많은 노인들은 엄두도 못낸다”면서 “감태 채취로 겨울철 4000만원 안팎을 벌 수 있어 귀어해 이것만 하는 외지인도 적잖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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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 사는 한 주민이 가로림만 갯벌에서 감태를 채취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에 사는 한 주민이 가로림만 갯벌에서 감태를 채취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박현규 서산시 중왕어촌계장도 “2~3년 전만해도 감태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 널리 알려지면서 갈수록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감태는 피부비용, 당뇨, 노화방지, 니코틴 해독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서산에서 생산된 조미 감태는 1톳(100장)당 3만 5000∼3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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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의 한 할머니가 가로림만에서 채취한 감태를 물에 헹궈 깨끗히 한 뒤 건조하기 위해 발에 얹어 뜨고 있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의 한 할머니가 가로림만에서 채취한 감태를 물에 헹궈 깨끗히 한 뒤 건조하기 위해 발에 얹어 뜨고 있다. 서산시 제공
서산시는 감태가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이 되자 명품화에 나섰다. 시는 올해 8200만원을 들여 감태 포장재 및 생산시설 지원 사업을 벌인다.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인증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7월 지곡면에 해품감태 가공공장을 건립하기도 했다.

이종민 서산시 해양수산과장은 “대부분 가내수공업으로 감태를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사업이 완료된 후에는 품질이 균일한 대량 생산체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산·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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