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4차산업 발전 ‘열쇠’ 빅데이터 활용 길 열렸다

입력 : ㅣ 수정 : 2020-01-10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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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개월 만에 통과한 데이터 3법
특정 개인 식별할 수 없게 처리한 정보
본인 동의 없이도 통계·연구 목적 활용
업종 간 데이터 결합 새 상품 개발 가능
사생활 정보 유출 안전장치 마련 필요
재계 “데이터 활용 문호 더 열어줘야”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1.9 연합뉴스

▲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1.9 연합뉴스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의 기반인 빅데이터를 활용할 길이 열렸다. 국회가 9일 여야 정쟁 때문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법안이 발의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하지만 개인정보가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과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고 데이터 3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처리한 ‘가명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통계 작성과 연구 등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가명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상업적 통계 작성과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에 쓰도록 허용한 게 핵심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관련 내용을 전부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옮기는 것이다.

정부와 재계는 환영하고 나섰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 개발에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돼서다. 다른 업종 간 데이터 결합으로 새 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가능해졌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3법 통과가 늦어져 ICT 분야 성장이 상당히 지체됐다”며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한국이 완전히 뒤처질 수 있었는데, 이제라도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연령대별 상품 마케팅이나 헬스케어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초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아직은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데 제한이 적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보 오남용을 강력 처벌하되 데이터 활용의 문호를 더 열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도 핀테크(금융+기술) 활성화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가명정보를 활용한 ‘마이 데이터 산업’ 도입으로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과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이 가능해졌다. 금융사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 증권 간 업종 결합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이지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는 “정보 활용 과정에서 본인 동의가 완전히 배제됐다”며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사회적 논의 없이 법 통과까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0-01-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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