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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때만도 못한 ‘청년 출마’… 2030 지역구 출사표 4%뿐

386 때만도 못한 ‘청년 출마’… 2030 지역구 출사표 4%뿐

기민도, 신형철, 이하영 기자
입력 2020-01-08 23:14
업데이트 2020-01-09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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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년정치 원년으로] <2> 너무 높은 지역구의 벽

17대 총선, 이인영 등 당선 ‘30대 천하’
19·20대 총선에선 청년 출마자 급감
“경력단절 등 감수하고 출마하기 어려워”
‘마케팅용’ 비례대표 후보 영입 넘어 지역구에서 청년 당선자 많이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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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253석이 달려 있는 지역구의 예비후보로 등록한 2030 청년들은 100명 중 4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앞두고 급히 영입된 청년들이 ‘마케팅용’ 비례대표 후보가 되는 것을 넘어 지역구에 일정 규모 이상 출마하고 의미 있는 당선자 수가 나와야 명실상부한 ‘청년정치’ 시대가 열린다는 지적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930명(1월 7일 기준) 중 20~30대는 37명(3.9%)이다. 각 정당이 청년에 주목하며 인재영입과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지역구 후보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인 20대는 5명, 30대는 32명에 불과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각각 7명, 정의당 4명, 민중당 14명 등이다.

앞선 20대 총선(934명)에서도 지역구에 출마한 20~30대는 70명(7.4%)에 불과했고, 19대(902명) 때 역시 20~30대는 33명(3.6%)이었다. 반면, 18·17대 총선에서 20~30대 지역구 출마자 비율은 각각 148명(13.3%), 160명(13.7%)이나 됐다. 특히 2004년 17대 총선에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이인영·우상호 등 전대협 출신만 18명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지역구 선거에 나가 12명이 당선되는 등 ‘30대 천하’가 열렸다. 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당시 386 정치인들은 당과 국민으로부터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청년들은 집단화된 시대정신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고 당내 권력도 없다. 당도 젊은 정치인을 키워내지도 못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청년은 “성공 모델과 예측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경력단절이나 선거비용을 감수하고 지역구 출마를 결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강훈식 대변인은 “유권자의 정치인에 대한 인식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서 “돈을 많이 벌었거나 공직생활을 오래한 사람 등 ‘높은 사람’을 원하는 성향이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공천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들이 얼마나 당선되고 원내에 들어와서 세력화를 통해 청년집단을 대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지역구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만들어지고, 청년들의 원내진입을 돕는 당의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01-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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