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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 재소자도 런던 브리지 흉기 난동범 제압에 앞장

살인죄 재소자도 런던 브리지 흉기 난동범 제압에 앞장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1-07 16:58
업데이트 2020-01-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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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개설한 전과자 및 수감자의 재활 프로그램인 ‘러닝 투게더’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살인죄 수감자 스티브 갤런트(왼쪽)와 케임브리지 대학원생 잭 메릿. 갤런트는 지난해 11월 29일(현지시간) 런던 브리지 흉기 난동범 우스만 칸을 제지하는 데 앞장 섰고, 메릿은 흉기에 스러졌다. 스티브 갤런트 제공 BBC 홈페이지 캡처
201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개설한 전과자 및 수감자의 재활 프로그램인 ‘러닝 투게더’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살인죄 수감자 스티브 갤런트(왼쪽)와 케임브리지 대학원생 잭 메릿. 갤런트는 지난해 11월 29일(현지시간) 런던 브리지 흉기 난동범 우스만 칸을 제지하는 데 앞장 섰고, 메릿은 흉기에 스러졌다.
스티브 갤런트 제공 BBC 홈페이지 캡처
살인죄 재소자도 지난해 11월 런던 브리지에서의 흉기 난동을 제지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15년 전 영국 헐의 한 바 앞에서 전직 소방관 배리 잭슨(당시 33)을 살해한 혐의로 최소 17년형을 선고받고 2015년에 수감된 스티브 갤런트(42)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특별 허가를 받아 재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인 ‘러닝 투게더’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원생 잭 메릿(25)과 곧잘 어울렸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우스만 칸이 이 프로그램이 진행된 피시몽거스 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갤런트와 가까웠던 메릿, 케임브리지 대학 졸업자 사스키나 존스(23)가 그의 흉기에 스러졌고, 다른 세 명이 다쳤다.

그런데 갤런트는 다리 위에서 칸을 제지하기 위해 용감하게 몸을 던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세 명 가운데 마지막 인물이었다.

그는 영국 공영 PA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극적인 그날”이라고 입을 뗀 뒤 피시몽거스 홀의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듣고 뭔가 잘못 됐으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친 사람들을 봤다. 칸은 손에 커다란 두 흉기를 든 채 로비에 서 있었다. 그는 명백하게 위험한 인물이었다. 해서 난 망설이지 않았다.”

공무원 대린 프로스트는 나중에 갤런트로 확인된 남성이 나무 의자로 칸을 물러서게 한 뒤 칸이 가짜로 판명된 자폭 조끼를 보여주자 의자를 던졌다고 증언했다. 프로스트는 그 뒤 피시몽거스 홀에 전시됐는데 자신이 들고 나온 외뿔고래 엄니를 갤런트에게 건넸는데 이 때 칸이 흉기들을 머리 위로 치켜들며 갤런트에게 달려드는 장면을 목격했다.
또 한 명의 ‘시민 영웅’인 대린 프로스트와 그가 외뿔고래 송곳니로 칸을 제지하는 동영상의 한 장면. .
또 한 명의 ‘시민 영웅’인 대린 프로스트와 그가 외뿔고래 송곳니로 칸을 제지하는 동영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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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런트는 나중에 프로스트가 엄니를 건네지 않았더라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죽임을 당했거나 최악의 경우가 닥쳤을지 모른다며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갤런트는 또 소화기를 뿜어내 칸을 제지하는 데 도움을 준 전과자 존 크릴리와 처음에 루카치라고만 알려진, 다섯 번이나 흉기에 찔리고도 칸을 제지하는 데 거들어 “지독한 용감함”을 보여준 셰프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갤런트는 재판 도중 자신은 여자친구가 잭슨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공범과 함께 보복 살해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누구도 다른 이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 피해자 가족에게 진정한 용서를 구한다. 내 인생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내 행동에 대해 가혹한 징계를 받는 게 마땅하다. 일단 벌을 달게 받겠다고 인정했으니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했다. 감옥에 가면 자기 결정권이 없어진다. 미래는 다른 이들의 결정에 의존하게 된다. 당신 스스로를 더 낫게 만드는 것은 사회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일 중의 하나가 된다.”

2022년이면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그는 “다시는 폭력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읽고 쓰는 법을 배우고, 경영학 학위를 공부하고, 러닝 투게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2016년에 처음 만난 메릿과 존스의 죽음은 “감내하기 어려운 타격이며 상실감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릿은 “롤모델이자 친구”였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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