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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를 죽여버릴까!” 녹음 공개돼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를 죽여버릴까!” 녹음 공개돼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1-06 17:16
업데이트 2020-01-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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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사 사건 검색 통해 살해 방법 찾는 등 계획”

“죽여버릴까” 발언 전 ‘베개 살해사건’ 검색 기록도
사건 당시 “자고 있었다” 주장과 달리 밤 새운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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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검거된 후 제주 동부경찰서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고유정이 검거된 후 제주 동부경찰서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의 10차 공판에서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고유정이 “내가 쟤를 죽여버릴까!”라고 소리친 녹음 내역이 공개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가 6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한 고유정의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계획적으로 살인했다는 정황증거라며 녹음 내역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음 내역에서 고유정은 의붓아들 A(당시 만 4세)군 사망 일주일 전인 2019년 2월 22일 오후 1시 52분쯤 현 남편과 싸우다가 “음음…, 내가 쟤(의붓아들)를 죽여버릴까!”라고 말했다.

●“베개로 치매 노모 얼굴 눌러 살해한 사건 검색”

검찰은 고유정이 이 발언을 하기 1시간 전 비슷한 살인 사건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고유정은 문제의 발언을 하기 1시간 전에 인터넷을 통해 4년 전 발생한 살인 사건 기사를 검색했다”면서 의붓아들 사망 사건과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2015년 50대 남성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살해한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부검을 통해 밝혀진 모친의 사인은 비구폐쇄성 질식사다. 해부학적으로 ‘살인’을 확정할 수 없는 사건으로, 범인의 자백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부검서에는 배개로 노인과 어린이의 얼굴을 눌러 질식시켰을 때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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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는 모습, 성난 시민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이후 제주교도소 측은 펜스를 설치하고 교도관을 추가로 배치해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고유정이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는 모습, 성난 시민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이후 제주교도소 측은 펜스를 설치하고 교도관을 추가로 배치해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 밖에도 고유정은 남편과 다투는 과정에서 ‘너의 모든 것을 다 무너뜨려 줄 테다’, ‘웃음기 없이 모두 사라지게 해 주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을 주고 떠날 것이다’ 등 범행 동기를 암시하는 문자 또는 SNS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를 진정으로 아끼지 않고 전처와 낳은 의붓아들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의붓아들 A군이 잠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의붓아들 사망 당시엔 완도~제주행 여객선 후기 검색

검찰은 이날 새벽에도 고유정이 수상한 행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사망 사건 당시 자고 있었다는 고유정의 주장과 달리 자지 않고 깨어 있었으며 밤을 새웠다는 것이다.

검찰은 고유정의 컴퓨터 접속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조사한 결과 3월 2일 오전 2시 36분쯤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을 한 기록을 찾아냈다.

검색 기록 중에는 완도~제주행 여객선 후기도 있었다. 2개월 뒤 전 남편 살해 후 시신을 처리한 여객선과 같은 선박이다.

오전 3시 48분에는 현 남편의 사별한 전처 가족과 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삭제했다. 현 남편은 고유정에게 전처 가족과 지인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유정과 현 남편은 전부터 사별한 전처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체포 당시 고유정의 어이 없다는 표정
긴급체포 당시 고유정의 어이 없다는 표정 세계일보 영상 캡처
이어 고유정은 오전 4시 52분 휴대전화에 녹음된 음성파일 2개를 들었다.

하나는 같은해 2월 남편이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청주에 잘 도착했다는 내용의 통화 내용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유산했을 당시 다녔던 산부인과에 전화했던 파일이다.

검찰이 의붓아들 살해 동기 중 하나로 고유정이 두차례 유산 후 남편과의 갈등을 꼽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리고 오전 7시 9분에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한 기록도 확인됐다.

고유정은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까지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을 마무리한 뒤 2월 초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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