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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래 보장 안 해” “다 바꿔라”… 총수들 비장한 신년사

“과거, 미래 보장 안 해” “다 바꿔라”… 총수들 비장한 신년사

정서린 기자
정서린, 이영준, 오경진 기자
입력 2020-01-02 22:26
업데이트 2020-01-0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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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반도체공장 방문해 전략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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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새해 첫 경영 일정으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일 오후 새해 첫 경영 일정으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정의선 “100조 투자… 4년 뒤 자율차 양산”
SK ‘회장님’ 대신 국민들 목소리 들어
구광모, 새해 영상 편지… 디지털 강조
신동빈, 생존 위해 근본적인 변화 주문


2일 재계 5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혁신과 도전,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경자년 신년메시지’를 내놨다. 근본적 변화에 대한 절박함과 의지가 커진 만큼 예년과 달리 파격적인 신년행사도 돋보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 첫 일정을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 방문으로 잡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하며 미래 먹거리인 3나노미터 공정기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셈이다. 이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서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946년 설립 이후는 물론 2000년 현대차그룹으로 새로 출범한 이후 줄곧 이어 온 격식 갖춘 시무식을 걷어내고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한 신년회를 선보였다. 식순과 단상이 사라졌고, 정 수석부회장은 맨 앞줄이 아닌 책임매니저급 직원 사이에 섞여 앉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향후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모델 11개를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율주행 차를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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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연 신년회에서 직원들이 ‘2020 행복경영’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이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연 신년회에서 직원들이 ‘2020 행복경영’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도 ‘회장님 말씀’을 설파하는 대신 고객, 청년 구직자, 스타트업 대표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2020년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신년회를 연 SK그룹의 신년회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등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했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본사인 SK서린빌딩 인근 식당 종사자와 청년 구직자, 일반 시민들이 영상에 등장해 ‘SK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또 소셜벤처 지원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 루트임팩트의 허재용 대표, 전북 군산에서 지역공동체 활동을 하는 조권능씨, SK텔레콤 사외이사인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초청 연사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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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신년사를 디지털 영상으로 대체하고 이날 전 세계 25만명 임직원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했다. 한 직원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년사가 담긴 ‘LG 2020 새해 편지’를 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은 신년사를 디지털 영상으로 대체하고 이날 전 세계 25만명 임직원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했다. 한 직원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년사가 담긴 ‘LG 2020 새해 편지’를 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이날 LG의 전 세계 임직원 25만명은 회사 메일로 구광모 회장의 디지털 영상 ‘2020 새해 편지’를 받았다. 구 회장은 직원들에게 고객 가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실천하는 행동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통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진정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뭘 불편해하는지 직접 고객 입장이 돼 찾아내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의 사업 방식과 경영습관, 일하는 태도 등 모든 요소를 바꿔 나가야 한다”면서 “오늘날과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잘하는 것 그 이상이 돼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와 공생을 추구하는 ‘좋은 기업’이 되자”고 제안하면서 “사회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여 방법을 찾아 달라”고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0-01-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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