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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m 드론의 한밤 행진 ‘콜로라도 미스터리’

1.8m 드론의 한밤 행진 ‘콜로라도 미스터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1-02 18:12
업데이트 2020-01-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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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네브라스카 등 드론 미스터리에 불안
주민들 ‘한밤 1.8m 드론 떼지어 비행’ 잇딴 신고
상원의원 접촉에 미 연방항공청 전면조사 시작
지도제작·토지조사 분석에 “한밤 비행 납득 안돼”
사생활 침해 논란에 범죄 악용 선례도 있어 ‘불안’
콜로라도주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 연방항공청이 드론 미스터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린 글. 배경의 드론 이미지는 본 사건과 관계 없음.(픽사베이 제공)
콜로라도주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 연방항공청이 드론 미스터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린 글. 배경의 드론 이미지는 본 사건과 관계 없음.(픽사베이 제공)
지난달 하순부터 미 콜로라도주와 네브래스카주 등지에서 시민들이 대형 드론의 비행을 911에 잇따라 신고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소위 ‘드론 미스터리’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상의 대형 드론들이 주택이나 농장 등을 비행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1.8m나 되는 미상의 대형 드론들이 주로 오후 7~10시 사이에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해당 드론을 포착한 사진들이 연이어 올라왔고, 일부 주민들은 총으로 격추하겠다는 언급을 할 정도로 사생활 침해 우려도 불거졌다.

공화당 소속인 코리 가드너 콜로라도 상원의원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동부 콜로라도에서 벌어지는 드론 활동에 대해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접촉했다. FAA는 드론의 신원과 목적을 알기 위해 전면조사를 시작했다”며 “향후에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콜로라도주 지역 신문인 덴버포스트도 드론이 필립스 및 유마 카운티 상공에서 비행했다며 토머스 엘리엇 보안관의 말을 빌려 17대 정도의 대형 드론이 사각형 모양으로 약 40㎞를 비행했다고 전했다. 약 30대의 드론이 비행하는 것을 봤다는 신고도 있었다.

미 연방정부는 2015년부터 드론 등록을 의무화했지만 비행하는 드론의 소유자를 파악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비행하는 드론의 항로를 추적하는 기기는 있지만 평야 지대에서는 성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도 제작이나 석유·가스 회사가 토지 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밤 비행을 주로 한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반박도 있다.

문제는 미국에서 드론이 사생활 침해를 넘어 범죄 도구로 쓰이곤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기업인이 폭탄 장치를 실은 드론을 헤어진 여자친구 집 상공에 날린 혐의로 기소됐고, 드론이 백악관 영내에 진입했지만 경보가 울리지 않아 보안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드론 미스터리를 계기로 드론 규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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