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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매년 산불 나지만, 올해 ‘역대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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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9-12-25 17:59 아시아·오세아니아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Bushfires continue to burn in New South Wales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블루마운틴에서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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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hfires continue to burn in New South Wales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블루마운틴에서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피해 면적 5만㎢, 100여개국 영토보다 넓어
전 대륙적인 규모, 야생동물 피해 추산 불가
단일 발화점 화재로도 사상 최대 규모일 듯
기후변화로 건조한 땅에 불... 진화도 어려워
타지 않는 바나나농장도, 귀중한 우림지대도

호주 전역에서 지난 10월 일어난 산불이 현재까지 꺼지지 않고 5만㎢를 태웠다. 100여개 나라 개별 국토 면적보다 넓은 땅이다. 24일까지 9명이 숨지고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야생동물 피해는 지금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집계도 못 하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당국은 이번 화재를 매년 겪어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지난주 스콧 모리슨 총리는 하와이로 휴가를 갔으며, 마이클 맥코맥 총리 대행(부총리)은 “우리는 이전에 이런 산불과 연막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Bushfires continue to burn in New South Wales 산불 매연으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인근이 뿌옇게 보인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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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hfires continue to burn in New South Wales
산불 매연으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인근이 뿌옇게 보인다.
EPA 연합뉴스

그러나 가디언은 올해 호주 산불은 전례 없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지난 23일까지 3만 4100㎢가 불에 탔는데, 주 지방소방청은 “지난 몇 년 동안 불에 탄 면적을 다 합쳐도 280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태즈메이니아대 소방센터장인 데이비드 보먼은 이번 화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위협이 대륙 전체에 걸친 규모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퀸즐랜드 남부에서 뉴사우스웨일즈를 거쳐 기프슬랜드, 애들레이드 힐스, 퍼스 인근과 태즈메이니아 동부 해안까지 동시에 화재가 일어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1974년에 호주에 올해보다 더 넓은 지역을 불태운 산불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화재는 전혀 다른 성질이었다. 강우량이 평균 이상인 가운데 일어났으며, 주로 서쪽 외딴 초원을 태웠다.
<yonhap photo-5465=“”> The afterm</yonhap> 시드니 남서쪽 발모랄 지역에 산불이 꺼진 뒤 연기로 자욱한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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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남서쪽 발모랄 지역에 산불이 꺼진 뒤 연기로 자욱한 모습.
AFP 연합뉴스

그에 비해 올해 화재는 거주지가 밀집된 동쪽에서 일어났다. 기록적인 가뭄 이후 형성된, 바짝 마른 거대한 둑이 산불의 연료가 됐다. 일부 지역에선 토양 내 수분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북부 고원지대와 퀸즐랜드 남부에선 1~8월 강수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화재는 단일 발화점 기준으로도 ‘역대급’ 규모 산불이다. 울런공대 산불환경위험관리센터의 로스 브래드스톡 교수는 이번 화재가 시드니 북서쪽에 떨어진 벼락으로 고스퍼스산에서 일어난 산불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쩌면 전세계에 기록된 가장 큰 단일 발화점 산불”이라면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등 지중해 유럽의 어떤 화재보다 크다”고 말했다. 단일 발화점 기준 대형 화재 피해 규모는 보통 1000㎢다.
A combination photo shows a general view of Sydney Harbour and smoke from bushfires obscuring Sydney Harbour 시드니 항구 평소 모습(왼쪽)과 연기로 뒤덮인 22일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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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combination photo shows a general view of Sydney Harbour and smoke from bushfires obscuring Sydney Harbour
시드니 항구 평소 모습(왼쪽)과 연기로 뒤덮인 22일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산불에선 통상 잘 피해를 입지 않는 열대우림, 축축한 유칼립투스 숲, 늪지대뿐 아니라 너무 습기가 많아 대개 타지 않는 바나나 농장까지 소실됐다. 특히 브리즈번과 뉴캐슬 사이에 있는 40개 보호구역 중 곤드와나 열대우림 손실은 지난달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가 호주 당국에 우려를 표명하게 할 정도였다. 곤드와나는 지구상 최대 아열대우림과 몇 개의 온대우림, 특히 남극 너도밤나무가 있는 냉대우림지를 포함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로 약 1억 8000만년 전 남부 거대대륙을 뒤덮었던 초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시드니, 캔버라 등 주요 도시와 마을들이 산불로 인해 건강 위험 수준보다 11배 높은 연기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시드니는 최소 30일 동안 대기 오염 상황에 놓였다.
산불로 남호주의 가옥이 불에 타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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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로 남호주의 가옥이 불에 타는 모습
AP 연합뉴스

가디언은 기후변화가 이런 재해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이제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땅에 습기가 매우 부족한 것이 산불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와 건조환 환경을 만든다. 때문에 화재가 더 길고 끈질겨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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