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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도 없는 송철호 캠프 3층 ‘비밀방’에선 무슨 일이…

문패도 없는 송철호 캠프 3층 ‘비밀방’에선 무슨 일이…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민도 기자
입력 2019-12-12 18:04
업데이트 2019-12-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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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문패도 없는 3평 남짓 공간 사용

첩보 수집·공약 만들며 선거 사령탑 역할
몇몇 측근만 출입… 선대위원장도 못 가
캠프 관계자 “그 방에 못 들어간 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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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 남구 신정동에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철호 시장의 선거사무실(왼쪽)과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김기현 전 시장의 선거사무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모습. 송 시장의 선거사무실이 있던 대원빌딩 자리에는 지금 오피스텔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울산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 남구 신정동에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철호 시장의 선거사무실(왼쪽)과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김기현 전 시장의 선거사무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모습. 송 시장의 선거사무실이 있던 대원빌딩 자리에는 지금 오피스텔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울산 연합뉴스
“선거 당시 송철호 선대본부 정책팀장으로 활약한 송병기 경제부시장 방을 드나들 수 있었던 몇몇은 지금 시 본청이나 산하기관 등에서 좋은 자리를 꿰차고 있지요.”

‘일명 ‘송송 커플’로 불릴 만큼 송철호 울산시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쓰던 사무실이 선거 직후 재개발을 이유로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 시장은 후보 시절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에 있는 대원빌딩 3~5층을 선거사무실로 사용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지난 2월부터 오피스텔 신축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12일 서울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선거사무실 3층에는 3평 남짓한 규모의 일명 ‘송병기 방’이 있었다. 선거캠프 내 일반직은 물론 같은 층을 썼던 선대위원장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출입이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일반 직원들은 이 방에 누가 있는지 알지 못할 정도였다.

직원들은 이 방을 ‘정책팀방’이라고 불렀지만 문패는 없었다. 같은 3층에 있던 공동선대위원장실, 선거조직위원회실에는 방마다 문패가 있었지만 이 방만은 예외였다는 것이다. 4층엔 선거상황실, 홍보팀, SNS팀 등이 열린 공간을 함께 사용했고, 5층 선대본부 사무실에서는 후보와 측근들이 방문객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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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황운하 고발
한국당, 황운하 고발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불법 선거개입 의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의 조대원(왼쪽) 위원과 김재식 위원이 12일 오후 당시 수사 책임자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을 고발하려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부시장은 이곳에서 수집한 각종 정보와 첩보, 공약 등을 정리해 해당 선거 실무팀에 내려보내며 선거 사령탑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캠프 고위 관계자는 “그 방은 젊은 직원 둘을 데리고 송 부시장이 독자적으로 사용했다. 후보와 몇몇 측근 이외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일종의 밀실이었다”고 회고했다.

송 부시장은 선대본부 내 정책팀장의 직함을 가지고 공동선대위원장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송 시장이 당선되고 두 달 뒤 울산 경제부시장(1급 상당 별정직)으로 임명돼 재직 중이다.

캠프에 몸담았던 다른 인사는 “그 방에 드나들었던 몇몇은 지금 모두 좋은 자리에 있지만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차라리 그 방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게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송 부시장은 2017년 11월 무렵부터 송 시장 선거캠프의 전신 격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업탑 기획위원회는 울산 남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건물인 ‘공업탑 하트랜드’ 빌딩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이다. 송 시장이 지난해 2월 울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 운영되던 모임이다. 송 부시장은 당시 월세 등 해당 오피스텔의 운영 비용으로 수백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울산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12-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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