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육군 소속인 유대교 성직자인 라비 데이비드 베커 대령이 지난해 9월 22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안식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미육군 제공
독일군은 11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유대인 중앙위원회와 맺은 국가협정에 따라 랍비를 사제 목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도이체빌레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관련 법안은 연방 하원을 통과해야 하지만, 연립정부의 참여 정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어 통과가 유력하다.
독일군에는 현재 기독교와 천주교 군 성직자가 복무 중이다. 독일군 18만 명 가운데 9만 명이 기독교도와 천주교도로 분류된다. 유대교도는 300명, 이슬람교도는 3000명 가량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다른 나라에서는 랍비를 군 사제로 도입했다.
독일 국방장관이자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는 트위터에 “오늘 내각회의에서 유대교 장병들에게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 약 100년 만에 연방군대에 유대인 라비를 다시 세운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유대인의 (종교) 생활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을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 이런 연유로 과거 독일 군대에서 랍비가 상대적으로 흔했지만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집권하면서 유대인을 모든 공직에서 쫓겨났다고 AP가 전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슬람교 군 성직자를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으나, 협상 주체가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