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년전 설전 오가던 때 연상”… 연말 시한 임박하자 美 압박

입력 : ㅣ 수정 : 2019-12-0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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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의중’ 실린 최선희 담화문
‘김정은 질책’ 北 어랑천발전소 팔향댐 준공  박봉주(앞줄 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간부들이 지난 4일 준공된 어랑천발전소 팔향댐을 돌아보고 있다. 어랑천발전소는 댐 건설을 시작한 지 17년이 되도록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지난해 호된 질책을 받았던 사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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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질책’ 北 어랑천발전소 팔향댐 준공
박봉주(앞줄 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간부들이 지난 4일 준공된 어랑천발전소 팔향댐을 돌아보고 있다. 어랑천발전소는 댐 건설을 시작한 지 17년이 되도록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지난해 호된 질책을 받았던 사업이다.
연합뉴스

“대결 분위기 증폭된 늙다리 망령 재시작”
트럼프 ‘로켓맨’ 발언 이후 연일 즉각 반응
‘폭언’으로 맞대응… 마지막 선은 안 넘어
美 “대북 군사옵션 철회된 적 없다” 응수
비건 연내 재방한 땐 북미 협상재개 시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5일 담화문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부상은 대미 협상 책임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는 인물이다.

최 부상은 담화문에서 “우리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여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겨냥해 ‘로켓맨’이라는 표현과 함께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 부상의 위치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뜻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바로 2년 전 대양 건너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이라면 매우 위험한 도전”이라며 2017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긴장이 고조된 시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령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며 맞대응할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담화는 특히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이 전날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력에는 무력 맞대응”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추가적으로 나온 점이 주목된다. 북한이 핵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에 대해 어느 때보다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무력 맞대응’을 경고한 박 총참모장의 발언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 언사에 대해 북한 역시 ‘폭언’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하는 등 마지막 선을 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앞서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콘퍼런스에서 “대북 군사 옵션이 철회된 적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때가 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와 별개로 북미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며 꺼져 가는 협상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이다.

한미 정부는 비건 내정자가 이르면 다다음주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비건 내정자는 연내 방한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시간상 방한하지 못할 경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가 비건 내정자와 회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내정자가 연내 한국을 방문할 경우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북한과 비공개 접촉을 하는 방식으로 협상 재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며 협상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북한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비건 내정자가 북한이 원하는 안을 섣불리 제안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한미 정부가 연말 시한까지 협상 재개에 노력하면서도 연말 시한 이후 상황 관리를 염두에 두며 공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12-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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