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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 쥐고 ‘추다르크’ 서둘러 등판… 검찰과 강 대 강 붙는다

인사권 쥐고 ‘추다르크’ 서둘러 등판… 검찰과 강 대 강 붙는다

임일영 기자
임일영, 김진아, 허백윤 기자
입력 2019-12-06 00:54
업데이트 2019-12-0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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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개혁 완수’ 안고 투입된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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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에 인사하는 추다르크
취재진에 인사하는 추다르크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미주당 추미애(오른쪽)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靑 압수수색 하루 만에 ‘檢 통제’ 카드로
“강한 소신·정치 능력, 개혁 완수 적임자”
취임 후 檢간부 조기 인사 땐 갈등 증폭
조국·하명수사 지휘 尹사단 교체할 수도
檢, 개혁 강도에 긴장… 감찰권 발동 주시
野 “거친 화법·돌출 행동… 철저히 검증”


청·검 갈등이 임계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 추미애(61) 의원을 지명한 것은 청와대의 처지가 절박하다는 걸 방증한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실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 압수수색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검찰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에 검찰을 통제할 적임자를 ‘조기 투입’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장관 공석이 길어지면서 진도를 뽑지 못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강화하기 위해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란 별명처럼 남다른 추진력과 개혁 성향, 정치적 중량감을 지닌 그를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판사와 국회의원으로서 쌓은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을 비롯해 그간 추 후보자가 보여 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청·검 갈등은 물론 ‘검찰의 의도적 흘리기’에 대한 청와대의 거듭된 경고에도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도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조기에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지난 7월 말 검찰 간부급 인사를 할 당시 검사장급 이상 간부직 6자리를 비워 뒀다. 내년 2월로 예정된 검찰 정기인사를 1월로 앞당겨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된 검찰 지휘라인과 수사팀이 상당 부분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통상 청와대·법무부 장관·검찰총장의 의견이 3분의1씩 반영되는 게 일반적인데, 현재는 윤 총장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돼 ‘윤석열 사단’이 검찰 조직을 장악한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수 야권은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자와 야당의 관계가 껄끄러운 데는 과거 당대표 시절 거친 화법 등으로 국회 파행을 자초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청와대와 여당이 추미애라는 고리를 통해 아예 드러내 놓고 사법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반면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율사 출신으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두루 거친 경륜을 가진 후보라는 점에서 법무부 장관 역할을 잘 수행하리라 예상된다”며 긍정 평가했다.

검찰은 추 후보자가 실제 어느 정도 수위의 개혁안을 주도할지 몰라 내심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개인적인 인연이나 친분이 전혀 없는 추 후보자와 윤 총장은 한동안 긴장 관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는 검찰개혁과 관계없이 원칙대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법무부의 감찰권 발동 여부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여당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여전히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고 별건수사를 하고 있다며 조국 수사팀 등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9-1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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