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쇄신 방해 세력 읍참마속” 경고
현역 24명·원외 11명 일괄 사표 제출새 당직자 주목 속 김세연 중책 전망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앞 단식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 중단 나흘 만에 첫 공식 발언을 하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8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지난달 29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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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황 대표는 첫 일정으로 본인의 뒤를 이어 청와대 천막에서 단식 중이던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을 찾았다. 황 대표가 천막에 들어서자 정 최고위원은 “대표님 오실 때까지 천막 지켰어요”라며 오열했다. 황 대표의 단식 중단 요청에 두 최고위원은 단식을 접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어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 명령을 받아서 단식에 들어갔고 국민의 성원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당의 혁신이 곧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며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했다. 쇄신에 저항하거나 불응하는 당내 세력을 향한 경고다. 이런 황 대표의 일성에 힘을 싣고자 5시간 뒤 박맹우 사무총장을 포함한 현역 국회의원 24명, 원외 11명이 전격적으로 당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불출마 선언과 해체 수준의 쇄신을 요구한 김세연 의원도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내려놨다.
황 대표가 향후 김 의원에게 새로운 중책을 맡겨 쇄신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은 변화와 쇄신을 더욱 강화하고 대여투쟁을 극대화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앞서 제안한 통합의 조건도 모두 수용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통합을 논의하면서 몇 가지 제안도 있었다”며 유 의원이 제안한 2가지 제안을 소개했다. 유 의원의 제안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 보수로 거듭나자는 것이었다. 황 대표는 “이는 저의 생각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도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친박(친박근혜)계 일색이었던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하면서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한 첫 조건도 충족된 셈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19-12-03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