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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직접수사부 축소 수용불가”… 일선 검사들 집단 반발 움직임

檢 “직접수사부 축소 수용불가”… 일선 검사들 집단 반발 움직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9-11-14 17:38
업데이트 2019-11-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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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사전 협의 없이 검찰 ‘패싱’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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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0.17.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0.17.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검사들 “수사 공백 대안 없이 조직 축소
수사 의뢰 받은 직접수사 막는 건 문제”
윤석열 “부패범죄 대응 역량 약화 우려”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의 41개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검찰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력 공백을 메울 대안도 없이 조직부터 축소하는 법무부 방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검찰 내부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의 협력을 주문했지만 이번 사태로 두 기관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게 됐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부가 추진 중인 직접수사 부서 축소 방안에 대해 보고받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부패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며 “각 부서에서 대응을 잘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앞서 김오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8일 청와대에 연말까지 41개의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검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조직을 크게 흔드는 직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당사자인 검찰을 ‘패싱’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검찰이 법무부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것은 청와대 보고 나흘 뒤인 12일 저녁이다. 검찰은 이후 폐지될 41개 직접수사 부서가 어느 부서인지를 특정한 뒤 이튿날인 13일 전국 검찰청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41개 직접수사 부서에는 검찰이 그동안 수사 전문성을 위해 특화시킨 부서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1·2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도 불만을 쏟아 내는 글이 올라왔다. 한 부장급 검사는 “법무부가 대통령에게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으면 검찰과의 협의는 통과의례 절차에 불과하고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썼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전담 수사부에는 그동안 해당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전문 검사들이 투입돼 있는데 하루아침에 ‘형사·공판부 강화’라는 이름으로 해산시키면 수사에 공백이 생기고,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검찰청법 개정안에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 등 중요 범죄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도록 돼 있는데 법무부가 이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간부는 “고도의 수사 역량을 필요로 하는 사건은 검찰이 할 수밖에 없는데 첩보를 통한 인지수사도 아니고 수사 의뢰에 따른 직접수사까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김 직무대행은 직접수사 축소 추진과 관련해 “앞으로 (대검과) 상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도한 우회 입법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러한 우려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9-11-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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