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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해법’ 김연철 만난 현정은 “北과 좋은 관계됐으면…”

‘금강산 해법’ 김연철 만난 현정은 “北과 좋은 관계됐으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11-14 22:31
업데이트 2019-11-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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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40분간 면담…北 금강산 시설 철거 협박에 해법 고심

현정은 “정부와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
김연철 “기업 재산권 최우선…창의적 해법을”
11·18 금강산 관광 21주년 방북 논의한 듯
北, 금강산 관련 대면 아닌 문서협의 고수 중
앞서 김정은 “너저분한 남측 시설 철거하라”

金 “남녘동포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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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왼쪽) 통일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철(왼쪽) 통일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금강산 시설 철거 요청과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40여분간 면담을 통해 해법을 모색했다. 현 회장은 “북측과 좋은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정부와 잘 협의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과 현 회장의 개별 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 21주년(11월 18일)을 계기로 현 회장의 방북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현 회장과 만나 “현대와 정부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 회장의 솔직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듣고 싶어서 초청했다. 앞으로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상황이 좀 엄중하고, 또 남북간 입장 차이도 여전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뿐만 아니고 현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간접적으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중요성과 정부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 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해결이라는 원칙 아래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 회장은 “현대도 정부하고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서 북측과도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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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하는 김연철 장관과 현정은 회장
반갑게 인사하는 김연철 장관과 현정은 회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현 회장을 면담하고 북한이 시설철거를 압박하고 있는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11.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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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자리 안내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현정은 회장 자리 안내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현 회장을 면담하고 북한이 시설철거를 압박하고 있는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11.14 연합뉴스
현 회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느냐’는 질문에 “똑같은 이야기”이라면서 “정부하고 잘 협의해서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김 장관과 현 회장의 면담은 통일부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양측은 이를 통해 금강산 문제와 관련한 현재까지의 상황 공유 및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오는 18일 금강산 관광 21주년을 계기로 한 방북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금강산 관광을 주도했던 현대아산 측은 북측의 철거 요청 이후 위기 인식 속에 다각도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10월 29일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간에는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가 체결됐다. 같은 해 11월 18일에는 금강산 해로 관광이 처음 실시됐다.

지난해 금강산에서 남북공동 행사로 열린 20주년 기념식에는 남측에서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 명과 외부 초청 인사,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방북했다. 북측에서도 아태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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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통일부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 장관과 현 회장은 이날 면담을 통해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대한 대책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019.11.14/뉴스1
다만, 남북관계가 다시 냉랭해진 올해는 북한이 남측 인사의 방북 요청에 호응하고 나설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창의적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남측 시설 철거를 바탕에 둔 문서 교환 형식의 협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흘 만에 금강산 실무회담을 역제안하는 통지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다음 날 이를 거부했다.

정부는 지난 5일 또다시 남측 공동점검단의 방북 제안을 주요 내용으로 한 2차 대북통지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기존의 ‘남측시설 철거를 위한 문서교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17일 미국을 처음 방문하는 김 장관은 15일에는 금강산 사업자 대상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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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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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입구에 자리잡은 삼지연군 건설 현장도 지도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입구에 자리잡은 삼지연군 건설 현장도 지도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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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구상이 백두산 승마 등정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거론한 뒤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남측은 배제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보기에도 너저분한 남측 시설을 철거하고 우리식으로 하라”고 지시하면서 “남측과 협의해서 추진하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지시 이후 이틀 뒤 보내온 통지문에서 “(남측이) 합의가 되는 날짜에 금강산 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 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란다”면서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면 된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한국과 직접 대면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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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2019.7.26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201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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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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