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얼룩… 프리미어12 ‘그들만의 리그’ 되나

입력 : ㅣ 수정 : 2019-1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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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심 한·미전 편파 판정 논란
‘태그 없음’ 영상에도 김하성 아웃 유지
WBSC, 비디오 판독관 공개 불가 통보
심판 29명 중 日 8명…신뢰·흥행 추락
김하성(가운데)이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의 3회 말 이정후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온 직후 아웃 판정을 당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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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가운데)이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의 3회 말 이정후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온 직후 아웃 판정을 당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오심인가 편파판정인가. 세계랭킹 12위까지만 출전해 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최고 대회라는 프리미어12가 심판판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신뢰와 흥행 모두 금이 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심 당사자가 일본인 심판이다보니 한국과 일본 야구팬들 사이에 감정싸움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한국이 미국에 3-0으로 앞서던 3회말에 나왔다. 김하성(24·키움 히어로즈)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 상황에서 이정후(21·키움)가 우중간 2루타를 날렸다. 홈으로 쇄도한 김하성은 포수 에릭 크라츠(39)가 왼쪽 무릎으로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던 틈을 비집고 터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마타 데쓰야(일본) 주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도쿄돔 전광판과 TV 중계 화면에도 크라츠가 김하성을 태그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관중의 야유도 쏟아졌다. 그러나 WBSC측은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표팀에 통보했다. 김하성은 경기 후 “홈으로 들어갈 때 약간 흰 부분이 보였는데 블로킹에 막혔다. 태그는 안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KBO는 판독 관련 공정성의 문제를 제기했고 WBSC는 12일 개선을 약속했다. KBO 관계자는 이날 WBSC 기술위원회와 미팅을 가진 후 “필드 심판과 달리 비디오 판독관의 경우는 양팀 심판을 배제하는 규정이 별도로 없다고 한다”면서 “WBSC가 우리 의견을 존중하며 향후 이 부분은 내부 논의를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제대회는 편파 판정을 막기 위해 다양한 국적 출신으로 심판진을 구성하는게 상식이지만 이번 프리미어12에서는 전체 심판 29명 가운데 일본인이 8명(점유율 27.5%)이다. 미국 심판 3명, 멕시코·한국·대만·캐나다 2명인 것과 비교된다. 이는 프리미어12의 실질적인 주최국이 일본이라는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슈퍼라운드와 결승 등 주요 경기는 모두 일본에서 열리고 대회 협찬과 광고도 일본 기업 일색이다. 프리미어12는 4년 전 1회 대회 때도 시합 전날 경기장과 경기 시간을 통보하는 파행으로 일본이 한국 대표팀을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을 자초한 바 있다.

일본에서 현지 중계 중인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오심의 문제인데 ‘한국인들은 스포츠를 즐기지 못한다’는 식으로 일부 일본 언론이 보도하거나 혐한 댓글이 이어지는 건 결코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식의 대회 운영으로 일본이 우승한다면 행복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11-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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