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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실탄 쏜 경찰관 신상 털려…中 언론 “발포 정당” 옹호

홍콩 실탄 쏜 경찰관 신상 털려…中 언론 “발포 정당” 옹호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11-12 11:06
업데이트 2019-11-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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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경찰관 자녀 살해위협 받아”
中관영지 “시위대 폭력적…군 투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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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맨몸 시위대에 실탄 발사… 21살 청년 위독
홍콩 경찰, 맨몸 시위대에 실탄 발사… 21살 청년 위독 홍콩 민주화 시위가 이어진 11일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대를 제압하는 한 경찰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이내 경찰이 쏜 실탄에 몸통을 맞은 시위자가 배를 부여잡고 쓰러진 뒤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21살의 청년은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가슴을 겨냥해 실탄을 쏜 경찰관의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됐다. 이 경찰관의 자녀들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경찰관의 발포가 정당했다고 두둔하면서 시위대 진압에 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당국은 “온라인상에서 해당 경찰관 자녀들을 겨냥한 살해위협까지 있다. 모두 진정하고 불법적 행위를 삼갈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경찰관은 11일 오전 홍콩 사이완호 지역 시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는 21살 남성으로, 오른쪽 신장과 간 부근에 총상을 입어 위중한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반중 성향의 시민이 친중 성향의 시민과 말다툼을 하다가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2019.11.11  트위터 영상 캡처
1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반중 성향의 시민이 친중 성향의 시민과 말다툼을 하다가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2019.11.11
트위터 영상 캡처
이 경찰관의 신상정보는 그가 지난해 10월 카오룽 지역에 있는 자녀 학교의 학부모회 회장 선거에 나갈 당시 발표된 것으로, 홍콩 네티즌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알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직업과 학력, 두 딸의 이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당국에 이 경찰관이 학교 학부모회장으로 적절한지를 묻는 등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편지에는 그의 발포에 대해 “냉혹함과 분별력 없음 등을 보여주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거나 “학부모회장 직책을 맡기 적절한지, 그럴 능력이 있는지 매우 의심된다”고 밝히는 내용 이 담겼다.

한편 홍콩섬 지역 경찰책임자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경찰관은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느꼈다. 이는 주관적 감정이자 그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주요 매체들은 홍콩 경찰의 실탄 발포는 시위대의 폭력 수위가 높아진 데 따른 정당한 대응이라고 보도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홍콩 마온산 지역에서 시위자 한 명이 시민과 언쟁을 벌이던 중 휘발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면서 “이런 행위는 ISIS(이슬람국가의 옛이름)와 같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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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대피
우산 대피 홍콩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에 세 번째로 실탄을 발사한 11일 시위 참가자들이 최루탄을 피하고자 우산을 편 채로 대피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신문은 당시 언쟁을 벌이던 시민은 급진주의 시위자에게 “우리는 모두 같은 중국인이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테러를 당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급진주의 시위자들은 경찰뿐 아니라 경찰의 가족들도 위협하고 있다면서 폭력행위가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 경찰은 도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강력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기본법에 따라 무장 경찰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경찰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실탄을 발사한 경찰은 당시 여러 명의 시위자에 둘러싸여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면서 “평화를 사랑하고, 법질서 확립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홍콩 경찰을 지지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시위자를 향해 발포하는 것 역시 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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