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Blue Night 625/정영주 · 삭주 구성/김소월

입력 : ㅣ 수정 : 2019-11-08 02:08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Blue Night 625 / 정영주
Blue Night 625 / 정영주  145.5×112㎝, 캔버스에 한지, 아크릴릭, 2016 서양화가, 한지를 활용해 입체화를 그리는 작가

▲ Blue Night 625 / 정영주
145.5×112㎝, 캔버스에 한지, 아크릴릭, 2016
서양화가, 한지를 활용해 입체화를 그리는 작가

145.5×112㎝, 캔버스에 한지, 아크릴릭, 2016

서양화가, 한지를 활용해 입체화를 그리는 작가

삭주 구성 / 김소월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리

삭주 구성은 산을 넘은 육천리요

물 맞아 함빡히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너머

먼 육천리

가끔가끔 꿈에는 사오천리

가다오다 돌아오는 길이겠지요

서로 떠난 몸이길래 몸이 그리워

임을 둔 곳이기에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 가며 아니합디까

들 끝에 날아가는 나는 구름은

밤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 텐고

삭주 구성은 산 너머

먼 육천리

1932년 간행된 조선 신지도 앞에 앉아 있다. 돋보기를 쓰고 삭주 구성을 찾는다. 구성은 찾았는데 삭주는 보이지 않는다. 구성의 옛 이름이 삭주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월은 정주 사람이다. 정주에서 청천강을 따라 동으로 100리를 조금 더 오르면 영변 약산이 나오고 정주에서 진북으로 100리를 채 가지 못해 구성이 나온다. 삭주 구성은 산 너머 먼 6000리. 마음의 거리다. 아무리 가까워도 갈 수 없으면 그곳은 6000리 아니겠는가. 죽기 전에 평양도 혜산도 중강진도 영변도 가고 싶다. 빌어먹을, KTX로 서너 시간이면 갈 거리가 6만 리보다 멀다.

곽재구 시인
2019-11-08 30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