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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콩인 ‘애인 살해 용의자’ 입경 안 막는다”

대만 “홍콩인 ‘애인 살해 용의자’ 입경 안 막는다”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0-24 10:47
업데이트 2019-10-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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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만 신병인도 갈등, 대만 대선서 차이잉원에 유리”SCMP “찬퉁카이, 출소날 대만행 비행기 예매했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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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죗값 치르겠다”
“대만에서 죗값 치르겠다” 홍콩의 대규모 반중시위에 불을 붙인 찬퉁카이(왼쪽)가 23일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대만 여행 중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 홍콩은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그의 살인죄를 처벌하지 않았다.
홍콩 AP 연합뉴스
대만 정부가 여자친구 살해 용의자인 홍콩인 찬퉁카이(陳同佳)의 대만 입경을 막지 않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2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내정부는 전날 “만일 천퉁카이가 진심으로 대만에 와 법적 처벌을 받고자 한다면 입경 비자를 신청할 방법이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정부는 대만이 찬퉁카이의 대만 입경 자체를 금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대만 정부가 이를 부인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찬퉁카이가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대만 비자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별도 방식으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만 정부는 여전히 홍콩과 대만 정부 간의 형사 공조 절차를 통해 찬퉁카이를 압송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대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용의자가 대만에 오는 것을 보장하고, (입경) 거부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찬퉁카이가) 자유롭게 들어오는 방식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출소한 찬퉁카이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대만으로 스스로 들어가 처벌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콩 정부와 대만 정부는 인도 방식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대만은 정부와 정부 간의 형사 공조 형식으로 찬퉁카이를 넘겨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홍콩은 형기가 끝나 석방된 찬퉁카이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만은 홍콩 정부가 대만 주권을 무시하고 대만을 중국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찬퉁카이 신병 인도를 둘러싼 문제가 대만의 주권 문제로까지 비화하면서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가들은 찬퉁카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대만에서 집권 민진당의 ‘주권 수호자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압력에 맞서 단호하게 대만 주권을 수호하는 지도자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홍콩 시위의 영향으로 중국 경계심이 커지면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전통적으로 중국 본토와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후보의 지지율보다 크게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만과 홍콩 정부 간의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자칫 찬퉁카이가 마음을 바꿔 대만에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찬퉁카이는 전날 대만행 항공권을 예약했지만 대만과 홍콩 정부 간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예약을 취소했다. 찬퉁카이는 작년 2월 같은 홍콩인 여자친구와 대만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여자친구 시신을 대만에 두고 혼자 홍콩에 돌아온 그는 홍콩에서 여자친구의 돈을 훔친 혐의로만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해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대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수사해 기소하지 못한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 처벌을 명분 삼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는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이어졌고 홍콩은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최대의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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