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이야기] 오로라에 숨겨진 비밀/곽영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입력 : ㅣ 수정 : 2019-10-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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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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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영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북극권을 여행하다 보면 넓은 밤하늘 상공에 펼쳐지는 멋진 ‘오로라’를 마주하곤 한다. 새벽의 여신 오로라의 화려한 자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넘어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오로라의 아름다운 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은 예사롭지 않다. 태양폭발은 지구 주변에 다양한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 중 유일하게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게 오로라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전기 입자가 극지방으로 들어오면서 상층대기와 충돌해 만들어지는 방전 현상이다. 한국 같은 중위도 지역에선 볼 수 없고 극지방으로 가야만 볼 수 있다.

오로라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우주공간인 전리권에서 발생한다. 전리권은 전자와 이온이 밀집돼 있는 영역으로 고도 100~1000㎞까지 영역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비롯해 많은 저궤도 인공위성이 이 고도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보다 더 높은 고도에 있는 GPS 위성이나 정지궤도 위성은 전리권을 통과하는 전파로 지구와 통신한다. 지상의 한 지점에서 쏜 전파는 전리권에서 반사돼 지상의 다른 지점에 도달함으로써 무선통신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전리권은 인공위성 운영, 위성통신, 무선통신 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우주환경의 일부로 우리의 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전리권은 태양활동에 따라 급격히 변한다. 활발한 태양활동으로 태양풍이 지구로 불어와 자기폭풍이 발달하는 기간에는 극지방 전리권에 오로라와 함께 강한 전류가 발생하고 지구 전체의 전자밀도가 크게 변한다. 이런 변화는 저궤도 인공위성의 수명을 줄이거나 운영 궤도 이상을 발생시킨다. 또 지상에서 운영하는 고주파 무선통신을 교란시키고 위성항법시스템과 지상 전력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전리권의 급격한 변화가 지상에선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로 다가오는 만큼 전리권 상태를 항상 감시하고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야 한다. 실제로 전 세계 우주과학자들은 전리권 실시간 감시시스템과 예측기술을 개발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극지방에서 오로라를 보기 좋은 겨울이 오고 있다. 많은 오로라지기가 알래스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으로 향하고 있다. 인생에서 한번쯤은 오로라의 화려한 춤사위를 함께하는 건 어떨까. 그리고 아주 잠깐만이라도 오로라가 알려 주는 위험성을 떠올리고 말이다.

2019-10-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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